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결국 무산됐습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정된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양사는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합병을 통해 2020년 연매출 40조원 규모의 종합플랜트 회사로의 도약을 꿈꿨던 삼성중공업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19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7일까지 신청한 주식매수청구 현황을 확인한 결과,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사는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이 통과된 이후 이달 17일까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로부터 주식매수청구를 접수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주식매수 청구금액은 총 7063억원으로 집계돼 당초 정한 매수대금 한도인 4100억원을 초과했습니다.
주식시장 침체와 전반적인 업황 부진의 여파로 최근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행사가보다 더 떨어지면서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늘어난 탓입니다.
계획대로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사가 총 1조629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양사의 주가는 지난 9월1일 합병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졌습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 사업인 조선과 플랜트 업황이 침체돼 있어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양사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이어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지난달 4600주에 이어 지난 13일에도 3400주의 자사주를 사들였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29일 2886억원을 들여 앞으로 3개월 동안 자사주 1200만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양사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주가는 살짝 반등했지만 주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주식매수청구 행사 과정에서 드러난 시장과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양플랜트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두 회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은 지속될 예정이며, 향후 합병을 재추진할 지 여부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월1일 이사회 결의에 이어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을 통과시키며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플랜트 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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