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부상한 kt렌탈 입찰전에 10곳이 넘는 후보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예상 매각가는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6000억원을 넘어 최대 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는 20일 오전 11시 kt렌탈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날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 한국타이어, 효성 등 국내 대기업계열 전략적투자자(SI)들은 물론 일본 렌터카 업계 2위 오릭스와 MBK파트너스, NH농협PE-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입찰전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대기업 중 kt렌탈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네트웍스다. 렌터카 시장 점유율 6~7%에 불과한 SK네트웍스가 점유율 25%에 이르는 kt렌탈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SK주유소와 스피드메이트(정비)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직접하는 것은 물론, SK C&C가 보유한 SK엔카(중고차) 등 그룹차원의 관련 사업 저변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인수 성공시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범 효성 일가 기업인 한국타이어와 효성 역시 kt렌탈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타이어는 인수 성공시 타이어 전문 매장인 티스테이션에서 타이어 판매와 정비는 물론 카셰어링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수 있다.
더클래스효성(벤츠), 효성토요타(토요타), 더프리미엄효성(렉서스) 등 수입차 딜러사 3곳을 운영중인 효성은 렌터카사업에 진출해 신차판매와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으로서는 수입차시장에서도 가장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장기렌터카 부문 선점을 위해 kt렌탈만한 기업이 없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오릭스는 외국계 중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렌터카 강국인 일본 내에서 900여개의 렌터카 점포를 소유한 기업답게 관련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렌터카와 자동차업계, 투자은행 등 다수의 투자자가 kt렌탈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kt렌탈은 지난해 매출액 8852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순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1조원을 넘고 순이익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렌터카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중이다. 서울시자동차대여산업조합에 따르면 올해 렌터카 시장규모는 3조7000억원, 운영대수는 42만4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1년 2조4700억원, 28만8000여대에 비해 3년만에 약 48%씩 성장한 기록이다. 2015년 시장규모는 4조2100억원, 운영대수는 48만4500여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입찰열기로 kt렌탈의 몸값은 당초 예상됐던 6000억원선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2010년 KT-MBK컨소시엄이 매입할 당시 금액이 3000억원에 불과했는데, 4년 만에 두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매입 적정가 상한선을 kt렌탈 연간 순이익의 20배 정도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인수합병 전문가는 "kt렌탈이 매력적인 기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존 사업과의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8000억원 이상을 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