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대형 건설사간 사업 벽 허물어진다

대림산업, 오산 지역주택조합사업.. 반도건설, 서울 재건축사업 진출
다른 중견·대형사들도 사업다각화 추진 검토 중

입력 : 2014-11-20 오후 5:20:00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들이 각각 점유하고 있던 사업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035890), 양우건설 등 중견사 중심으로 진행되던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형사가, 대형사외 진입장벽이 높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중견사가 들어섰다.
  
대림산업(000210)은 경기도 오산 세교신도시에 들어서는 '오산세교 e편한세상'을 수주했다. 조합원의 95% 동의를 얻고 지난 2년간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대형사 브랜드를 등에 업고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지 7일만에 500여가구가 몰리며 90% 이상이 주인을 찾아갔다. 내년 1월이면 사업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장점과 대형사의 브랜드가치가 더해져 현재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일반 분양사업과 달리 조합소유 토지에 주택을 짓기 때문에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필요 없다. 이로써 일반 아파트 분양가격보다 약 15% 저렴하다. 실제 오산세교 e편한세상의 분양가는 평균 3.3 ㎡당 600만~700만원 초반 수준으로, 오산시 주요아파트 평균 시세인 3.3㎡당 760만~890만원보다 낮다.
 
또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조합원 70~80%를 모집한 후 도급계약을 체결해 미분양 위험이 적고,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오산세교 e편한세상은 지하 1층~지상 25층 23개동, 총 2000여가구로 전용 84㎡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오는 2017년 10월 입주예정이다.
 
반면, 대형사들만의 리그인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는 반도건설이 진입했다. 지난해 부터 신규분양시장 열기를 이끌던 반도건설은 2년 전부터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반도건설은 지난 9월 1617가구의 부산 연산3구역 재개발정비사업에 이어 서울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정비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반도건설은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원들에게 기존 입주한 아파트와 견본주택을 중심으로 홍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서울 재건축사업은 대형건설사들로 인해 진입이 어렵다"며 "이번 수주는 첫 서울 재건축사업이라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3층, 10개동 478가구 규모로, 전용 59~85㎡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오는 2018년 9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에 다른 중견·대형 건설사들도 앞다퉈 사업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20위권 안에 드는 쌍용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기업회생절차에도 말레이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높은 해외실적을 올린 쌍용건설은 서울을 포함한 부산, 충남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최근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분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문건설은 천안 신부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금유동성을 확보한 중견사들은 앞으로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대림산업의 오산세교 e편한세상(왼쪽)과 반도건설의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오른쪽). (자료제공=대림산업, 반도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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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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