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지난 9일 파격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SK텔레콤(017670)이 현 이통시장의 혼란과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SK그룹은 정기인사를 통해 장동현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를 SK텔레콤의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 4년간 SK텔레콤을 이끌어온 하성민 사장은 그룹의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로 자리를 옮긴다.
특히 51세의 젊은 CEO 기용과 새로운 임원진 구성을 통해 경영에 활력을 키우려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성민 사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부회장 승진설이 거론됐지만 올해도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부터 맡고 있는 수펙스추구협의회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 단장으로서 그룹의 업무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임기 동안 1위 통신사업자로서 점유율을 수성해낸데 따른 보상 차원의 인사이동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올 한해 사상 최대 영업정지, 대규모 통신 장애, 실적 저조, 아이폰6 대란으로 인한 임원 형사고발 등 잇단 악재를 겪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내 통신시장은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사업인 통신사업은 이미 포화된지 오래고, 헬스케어와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 가시화엔 시간이 걸린다.
특히 단통법 시행이 촉발시킨 이통시장 혼란에 잘 대처하면서 신사업과 신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CEO에게 남은 과제다.
장동현 신임사장은 1991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한 뒤 2000년 SK텔레콤에서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등 요직을 거쳤다. 지난해 말 SK플래닛의 COO를 맡으며 1년간 콘텐츠 유통 플랫폼과 모바일 커머스 등을 육성했다.
이에 요금 및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는 이통시장에 장 신임사장의 기획력과 마케팅 역량이 새로운 패를 내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장 신임사장이 신설된 플랫폼 총괄도 겸직한다는 대목에선 향후 SK텔레콤의 신사업 추진 방향도 짐작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총괄을 신설하고 사업개발부문을 글로벌사업개발부문으로 재편해 플랫폼과 글로벌 사업에 있어 SK플래닛과의 유기적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SK텔레콤은 플랫폼 총괄뿐 아니라 MNO 총괄도 신설하고 이형희 CR부문장(부사장)이 맡도록 했다. 산하에는 마케팅부문과 기업솔루션부문, N/W 부문을 편제해 영역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조직개편과 더불어 임원들의 진용도 새로 갖췄다. 특히 박인식 사업총괄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이형희 부사장이 2인자의 역할을 맡게 됐으며, 위의식 상품기획부문장은 플랫폼 사업부문장을 겸직한다. 최진성 ICT기술원장은 종합기술원장을 맡게 된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을 계기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강력한 변화를 추진해 내년을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