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홀대 받던 아파트 저층이 달라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발상의 전환을 꾀하며 다양한저층 특화 설계를 선보이면서다.
특히 1층은 사생활 침해와 범죄 노출 우려, 답답한 조망권 등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으면서 미분양의 주역으로 꼽혔었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이 필로티 설치, 층고 확장, 단지 조경 강화 등 저층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저층 특화 설계를 잇따라 적용하면서 수요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신공영이 경남 창원시에서 분양한 '창원 한신휴플러스 오션파크'는 1층 일부 가구에 테라스와 복층 구조 등 특화 설계를 선보인 결과, 계약 시작 나흘 만에 전 가구가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월과 7월 효성이 경북 칠곡에서 공급한 '남율2지구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1·2차' 역시 가구 내 단차를 활용한 지하 다락방 등으로 단독주택 같은 아파트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어 열흘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기피하던 저층에 특화 설계를 적용하면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을 뿐 아니라 입주 후 기준층과의 시세 차이도 좁혀져 만족도는 오히려 더 커졌다"며 "요즘은 오히려 저층을 더 선호하는 이들까지 생겨나 그러한 차이를 전혀 못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저층 아파트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예전보다 매매가 훨씬 활발해지고 있다"며 "건축기술 발달과 함께 특화 설계를 적용한 저층 아파트는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아 그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한층 더 진보된 저층 특화 아이템 개발을 서둘러 개발하고 있다.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헬로라운지.(자료=한라)
한라가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에 분양 중인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각 동 1층 필로티 입구에는 입주민을 위한 특화 공간인 ‘헬로우라운지’가 들어선다.
'헬로우라운지'에는 기존 아파트에서 보기 힘들었던 코인세탁실, 무인택배실, 별도 학습공간, 라운지 등의 시설이 갖춰진다.
특히 헬로우라운지와 연계해 작물재배도 가능한 커뮤니티정원도 조성된다. 또 저층부에 조성되는 138㎡ 6가구는 내부 계단을 이용해 지하층에 조성된 별도의 방을 스튜디오형으로 꾸며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광교' 역시 저층에서도 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최저층 가구의 바닥을 호수면 높이보다 최소 21m 높게 설계했다.
이를 위해 아파트 주동 1~2층을 필로티로 적용해 최저층은 3층부터 시작된다.
또 내부 층고도 일반아파트 천장고인 2.3m보다 높은 2.45m(거실우물천장 2.57m)로 설계해 탁 트인 공간감과 함께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GS건설의 '경희궁 자이'는 저층부에 중정형 테라스 평면인 'Xi-Terra(자이 테라)'가 적용된다.
자이 테라는 기존의 테라스하우스와 달리 중정 형태의 테라스 공간을 제공해, 아늑하게 구획된 테라스에서의 다양한 활동과 함께 외부조경을 가깝게 즐길 수 있다.
최근 저층 아파트는 과거와 달리 무한 변신을 꾀하며 재조명되고 있다. ‘미운 오리새끼’ 신세였던 저층부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백조'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