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대부분 출판사가 중소형 규모라,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서점의 소위 '갑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오프라인 서점 활성화 방안이 필요합니다.", "독서 인구 확대와 출판 여건 개선을 위해 공공 도서관 확대와 장서 구입을 확대해야 합니다." (익명의 출판사 대표·임원들)
출판사 종사자들은 정부의 출판 정책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새 도서정가제 시행 관련 개방형 설문을 진행한 결과 출판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도서관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한주리 서일대 미디어출판과 교수는 최근 출판사 121곳의 대표, 임원 등을 대상으로 정부의 출판 정책인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2012~2016년)'의 적절성에 대해 5점 만점(전혀 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 기준으로 설문한 결과 평균 2.42점이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100점 만점으로 보면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날 한국출판학회가 '5개년 계획'의 3년 차를 맞아 '한국 출판 정책의 선진화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14차 출판정책 라운드 테이블의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적절성 외에도 ▲출판 수요 창출 및 유통 선진화 ▲우수 출판 콘텐츠 제작 활성화 ▲전자출판 및 신성장 동력 육성 ▲글로벌 출판 한류 확산 ▲출판산업 지속성장 인프라 구축 등 정책에 대한 만족도의 평균은 2.46점에 그쳤다. 이러한 출판 정책의 중요도를 묻는 설문 결과는 평균 4.12점에 달했다.
이와 관련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설문 결과는 100점 만점으로 보면 50점도 안 되므로 정부 정책에 대해 출판사들이 매우 불만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고,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1점대가 나와야 하는데 너무 높게 나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어 최근 시행되고 있는 개정 도서정가제에 대한 인식을 개방형 질문으로 설문한 결과도 소개했다. 그는 "대형·온라인서점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구조 개선'과 1차적인 수요를 담당할 수 있는 '공공 도서관 인프라 확대'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며 출판사들의 의견을 전했다.
또 "출판사 대부분은 정부의 '5개년 계획'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출판 산업 종사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정책에 대한 홍보와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에 응답한 출판사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출판사가 43.8%에 달했다.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는 배진석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기반조성본부장, 김일환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산업과장,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노병성 협성대 미디어광고영상학부 교수, 김기옥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 장영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출판학회가 17일 '한국 출판 정책의 선진화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14차 출판정책 라운드 테이블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