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에 따라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
하지만 기준상 최근 부동산 핫플레이스인 대구와 전통 부동산1번지 강남은 분양가상한제 지정요건에 아슬하게 발을 걸쳐놓고 있어 시장상황에 따라 지정 여부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부가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지정기준을 보면 ▲직전 3개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상승률이 10% 이상인 지역 ▲직전 3개월간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200% 이상인 지역 ▲3개월간 평균 청약경쟁률이 20:1을 초과하는 지역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의 경우 월평균 거래량 증가율을 제외한 두가지 지정 요건에 해당된다.
국가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 조사결과 대구 수성구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11.9% 상승했다. 국민은행 통계로도 수성구는 14.4% 올랐다.
지난달 분양한 수성구 '수성 아이파크'는 최고 157.4대1, 평균 61대1을 기록했다. 7월 분양한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한 '브라운스톤 범어'는 무려 142대1로 마감됐다.
집값 상승률과 청약률 조건을 충족해 이대로라면 분양가상한제를 유지해야 한다.
◇대구 수성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사진제공=리얼투데이)
아파트값 상승률은 미치지 못하지만 서울 강남권 역시 분양가상한제 지정 해제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가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도 두가지 지정요건에 해당한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들은 20대 1을 넘는 높은 청약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97가구 모집에 1968명이 청약, 평균 20.2대1로 마감했다. 10월 분양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는 평균경쟁률 71대 1을 기록했다.
정책적 호재에 민감한 강남권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거래량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어 분양가상한제 지정 거래량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서초구에서는 총 1221건의 주택거래가 신고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319건과 비교해 282%나 급증한 거래량이다. 같은 기간 강남구도 495건에서 1525건으로 208% 증가했다.
분양가상한제 지정조건인 아파트 거래량 증가율 전년 동기 대비 200%이상 지역에 부합한다.
위례신도시의 청약 광풍은 송파구 일대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가능케 한다.
송파구에 속하는 위례신도시 '아트리버 푸르지오'는 12월 196가구를 모집한 결과, 평균 54.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앞서 11월 분양한 '위례 중앙역 푸르지오'는 평균 31.8대1, 최고 187대1을 기록했다. 위례자이는 140대1의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과 관련해 일부 지역이 재지정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실제 적용으로 이어질 지는 두고봐야 한다.
소득세법상 주택투기지역 지정 조건이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과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지만 전국에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한곳도 없다.
투기지역은 ▲월별 집값 상승률이 전국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30%이상 높은 지역으로 ▲2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30% 이상 높은 지역이나 ▲1년간 연평균 상승률이 3년간의 전국 상승률보다 높은 지역이 지정 기준이다.
2010년경부터 부산에서 시작된 지방부동산 활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지역이 투기지역 요건에 충족됐지만 정부는 투기지역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정요건에 부합해도 심의위에서 시장상황을 고려해 적용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어 폭등기 수준의 시장 변동이 있지 않으면 지정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 같다"면서 "최근 몇년간 지방의 경우 부동산폭등으로 대부분이 투기지역 요건을 갖췄지만 실제 지정된 곳이 없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