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SK케미칼(006120) 제약사업 부문의 실적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외형이 크게 줄었고,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15일 SK케미칼의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3분기까지 개별기준 SK케미칼 제약산업의 매출액은 27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8% 감소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17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사진출처=SK케미칼)
영업성적 부진은 지난해 R&D 비용이 급증하고 의약품 재고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실적이 급감했다"며 "지난해 도매업체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도매에 유통되는 재고를 감축한 것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궁경부암 백신이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국MSD '가다실'의 전담 유통사인 SK케미칼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가다실은 2014년 상반기에 95억원대 처방액에 그쳐 전년(169억원)에 비해 매출이 반토막났다.
도매업체의 재고 관리도 매출감소의 배경이다. 지난해 10여개의 도매업체들이 자진정리에 착수하는 등 도매업계의 경영악화에 따라 담보와 재고 회수의 리스크가 커지자 SK케미칼은 도매 물량 조절에 나섰다.
R&D 비용의 급증은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다.
SK케미칼은 세포배양백신, 패렴구균백신, 대상포진백신을 개발 중인데, 이들 제품은 지난해 개발의 막바지 단계인 임상 3상에 일제히 진입했다.
약물의 유용성을 확인하는 임상 3상은 보통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1·2상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차세대 먹거리를 육성하다보니 단기적으로 수익성 부진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의 4분기 별도 매출액은 11.6% 하락한 3286억원, 영업이익은 76.1% 감소한 55억원, 순손실은 적자전환한 85억원으로 각각 추정된다"며 "다만 단기적 실적부진이며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