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국제유가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는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파른 유가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자 정유·화학주에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지난 한주간 0.68%의 상승폭으로 8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단위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주 마지막 거래인일 16일에는 5.3%나 뛰어 유가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가 하락률은 53.8%로 과거 5차례 급락 사례들의 평균 하락률(53.6%)과 비슷하다. 하락 기간도 7개월로 수급 여건이 유사했던 지난 1985~1986년 수준(8개월)에 근접해 1~2개월 내 하락세가 반전될 가능성을 높였다.
투기적인 자금 역시 다시 유입되는 모양새다. 국제금융센터는 WTI 선물 옵션의 투기 순매수포지션가 작년 12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고,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 금융자금 유출이 진정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지속 전망이 지배적이나 향후 중동 석유 생산국에서의 일부 정기적인 유지 보수(regular maintenance)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배럴당 45달러선이 유가의 저점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유가 하락 추세가 반전될 것이라는 징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국내 증시에서 관련주들의 저점 매수 대응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원유 공급량 증가 속도 둔화로 유가 안정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정유화학 업종 내 퓨어플레이어(pure-player) 선호 관점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주 비 OPEC 국가의 올해 원유 공급 증가 전망치를 기존의 일당 130만배럴에서 95만배럴로 하향조정했다"며 "오일과 가스 신규 프로젝트의 지연 또는 취소가 공급 증가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학 업종 차트. (자료=대신증권)
정유·화학 업체들의 주가는 이같은 기대감에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석유·화학 비중을 일시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원재료 가격이 충분히 낮아진 상황에서 유가도 2분기 초반경까지는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유업체 가운데 특히, S-Oil이 유가 저점 확인 시 이익 개선 민감도가 가장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멈춘다면, 현물시장 정제마진이 공급 과잉으로 다소 둔화된다고 해도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정유업체 실적은 호전될 수 있다"며 "정제 마진 개선 시 상장 정유 3사의 이익개선율(기업가치 대비)은 S-Oil, SK이노베이션, GS 순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