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NS 싸이월드, 다시 한번 기지개 켜나

싸이월드 앱 반년만에 개편
긍정·회의론 '공존'
"새로운 수요 만들어야"

입력 : 2015-01-21 오전 9:51:50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싸이질 열풍'을 일으켰던 토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가 재기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 1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자 환경(UI)을 사용자 개인 공간과 일촌 관계를 더욱 강조하는 등 사람 중심의 개편을 단행했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최신 유행을 좇아가면서도 가장 오래된 SNS인 싸이월드만의 강점을 최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선 업그레이드된 앱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을 보면서 올해 또 한 번 개편할 계획"이라며 설명했다.
 
◇"새로운 시도 이어지면 성공" vs. "대세 변화 어려워"
 
인터넷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회의적 시각과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판도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SNS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른 변화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경우 긍정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싸이월드의 방향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 어렵지만, 경험상 모바일 서비스의 핵심은 간단해야 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다른 SNS 업계 관계자는 "이미 흐름이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게 가장 문제"라며 "SNS는 실시간성이 중요하다. 서비스가 좋아져도 SNS에 지인이 없어 그곳에 접속해도 볼 수 있는 게 없다면 시장 흐름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싸이월드 모바일 앱의 순이용자 수(UU)는 150만6887명으로 전년동기 252만1390명보다 40%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음카카오(035720)가 운영하는 카카오스토리의 UU는 1851만8769명으로 6.9% 늘어났고, 페이스북의 경우 1103만명2735명으로 21.6%나 증가했다.
 
PC웹의 경우도 모바일 앱의 상황과 유사하다. 싸이월드 PC웹 순방문자 수(UV)는 카카오스토리 PC버전이 등장한 지난해 5월 무렵 737만3082명에 달했으나, 같은해 12월에는 510만9112명으로 30.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스토리는 129만9796명에서 165만5160명으로 27.3% 증가했고, 페이스북은 827만7457명에서 828만47명으로 0.03% 상승했다.
 
◇2013~2014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의 모바일 앱 순이용자수(UU) 추이. (자료=닐슨코리안클릭)
 
◇"목표 사용자층 구체화, 새로운 수요 창출해야"
 
전문가들은 목표 사용자층을 차별화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선보여야 싸이월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SNS 사용자는 서비스에 피로감을 느끼면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쇠퇴를 겪은 인터넷·모바일 서비스가 재기한 경우는 플리커 정도 외에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싸이월드 전성기의 사용자는 이제 30~40대가 됐는데, 이 회사가 그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인지, 새로운 타깃을 설정한 것인지, 현재 SNS 이용 세대에 적합한 서비스로 만드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싸이월드의 경우 과거 서비스로 돌아가려는 것보다는 다른 서비스에서 충족할 수 없는 사용자들의 욕망이나 불편을 해소하는지 등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 관계자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턴어라운드를 할 정도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면서도 "특정 사용자 층을 목표로 한다기보다는 아직 많은 사용자가 싸이월드를 이용하고 있고 돌아오는 경우도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한 대규모 개편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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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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