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파견 제한' 공약은 애초부터 공염불..다시 현직 검사 파견

박 대통령, 취임 7일만에 현역 검사 비서관 내정 전력

입력 : 2015-01-29 오전 11:39:02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또 다시 현직 검사의 청와대행이 확정됐다. 유일준(49·사법연수원 21기) 성남지검 평택지청장이 사표를 내고 신임 공직기강비서관에 내정된 것. 그는 최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검찰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희(48·연수원 23기) 전 민정비서관의 선례가 있어 세간의 시선은 싸늘하다. 사표를 내가 청와대로 향했던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5월 청와대를 나온 뒤, 형식적인 '임용' 절차를 거쳐 다시 검찰에 복귀했다.
 
서울고검 검사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잠시 근무했던 이 전 비서관은 3개월 뒤인 지난해 8월 검찰 인사에서 핵심 요직인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 영전했다. 청와대는 이 전 비서관을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 할 당시에도 "검찰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 지청장의 내정은 우병우(48·연수원 19기) 민정수석비서관의 천거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은 지난 2009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근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접 수사했다. 노 전 대통령이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고, 그는 이 여파로 연거푸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검찰 일각에선 다음 달로 예정된 검사장 인사와 유 지청장의 청와대 행을 연결해 보는 시각이 일부 존재한다.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는 유 지청장의 동기인 연수원 21기에서 처음으로 승진 대상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승진 명단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 지청장이 청와대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근무하게 될 경우, 자연스레 검사장 승진 시기를 잃게 돼 검찰 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공석인 민정비서관에도 현직 부장검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검사장 승진 인사로만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News1
 
유 지청장의 향후 검찰 복귀 여부와는 별개로 박근혜 대통령이 또 다시 대선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청와대는 물론이고 법무부에까지 검사의 파견을 제한해 정치권 외압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공염불이 된지 오래다.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내정된 것은 지난 2013년 3월 3일로,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겨우 7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후 10여명의 현직 검사가 사표를 내는 '편법'으로 청와대에 근무했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인선에 대해 '박근혜판 육법당(陸法黨)'이라는 비판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육법당은 전두환 신군부시절 청와대 비서진과 행정부에 육군사관학교 출신과 법조인들 다수 포진해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법조인 중에선 특히 검찰 출신을 뜻한다. 충성심에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다수의 검찰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에 포진해 있다. 검찰을 손에 쥐고 흔들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청와대가 현직에 젊고 유능한 검사들이 더 많다고 판단하고 있어 ‘공약 파기’의 무리수까지 둔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28일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는 나날이 추락하는 지지율을 의식해서 공직사회를 다잡으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명백히 잘못된 인사 행태"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대통령의 잘못된 고집인사가 계속된다면 그 만큼 국민은 현 정부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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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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