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의원겸직 국토부장관 유일호의 딜레마..'행복주택'

송파구 의원 겸직..지역구 반대 vs. 朴 핵심공약

입력 : 2015-02-23 오후 2:51:28
◇유일호 국토부장관 후보자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행복주택 건립과 관련해 일정 거리를 유지했던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행복주택 책임기관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
 
따라서 송파을 국회의원이기도 한 유 후보자가 송파구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행복주택 건립 문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 나갈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내년 5월에는 제20대 총선이 예정돼 있어 유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할 경우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에게 직장 또는 학교와 가까운 곳이나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정부가 지어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내건 청년 주거안정 핵심 공약이다.
 
시범단지의 경우 재정비사업지에 주로 포함된 일반 행복주택지구와는 달리 서울역세권과 강남권 입지에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대상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송파구에는 가락지구, 잠실지구 등 2개의 행복주택 시범단지가 선정돼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13년 5월 오류, 가좌, 공릉, 고잔, 목동 등 총 7개 행복주택 시범지구를 선정했다.
 
현재 오류, 가좌지구만이 착공에 들어갔을 뿐 나머지 지역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유 후보자는 현재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잠실·가락지구가 포함된 송파구(송파을) 국회의원이다. 송파구에서만 18대, 19대 연이어 당선된 2선 의원이다.
 
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 3명이 모두 새누리당인 송파구는 행복주택 건립 찬반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김수영 구청장과 김기준 의원이 있는 양천구가 국토부의 목동 행복주택 지구지정에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주민들 못지 않은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유 후보자가 장관에 오를 경우 송파구 주민들의 뜻을 거스르며 행복주택 건립을 강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가 시범지구 한 곳 이라도 더 원만히 추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지역 의원 출신 국토부장관으로서 고민꺼리가 아닐 수 없다. 
 
송파구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내 민심변화가 두드러진 지역 중 한곳이다.
 
지난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유 후보자는 4만9929표를 얻어 송파을 2선에 성공했지만 경쟁자로 나선 천정배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는 3919표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득표율은 3.9%p 차에 불과했을 정도로 박빙이었다.
 
유 후보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행복주택 건립 여부는 당선의 중요변수가 될 수 있다.
 
P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관자리는 길어봐야 이번 정부에서 마감되지만 국회의원은 내년부터 또다시 4년이 연장될 수 있다"며 "송파구에서의 새누리당의 입지를 감안했을 때 당선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지역민심에 반하는 행복주택이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토부장관이 국회의원으로 겸직하고 있는 송파구에 행복주택을 짓지 못한다면 목동 등 행복주택을 반대하는 다른 지역에도 건립을 강요할 명분이 없지않나"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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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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