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로그룹이 그리스 정부에 경제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약속했던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사진)은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국제채권단이 요구한 경제 개혁을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구제금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또 "172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중 첫 분할금인 72억유로를 빠르면 이달 초에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제 개혁을 충실히 이행하면 오는 4월 말쯤 72억유로의 지원금을 주겠다던 종전의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이다.
대신 데이셀블룸 의장은 당장 경제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그리스 정부는 최종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혁 의도 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실제 성과가 있어야 첫 번째 분할 지원금이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혁 조치를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실시하려 했던 그리스 정부 입장에선 매우 부담되는 요구이나, 매력적인 제안이기도 하다.
예정보다 빨리 돈을 받으면 부채를 제때 갚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감독하는 관료들은 2~4주 사이 그리스 국고가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안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 43억유로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리스 정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의 한 관료는 "데이셀블룸의 제안을 받아들일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기존에 맺은 협정을 무효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료가 언급한 대로 그리스 정부는 최근 국제 채권단의 반대에 막혀 포기했던 채무 탕감 카드를 또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 주말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오는 7, 8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채무를 놓고 재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