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자동차강판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포스코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법인의 자동차강판 판매는 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글로벌 철강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전망도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11일 포스코에 따르면 중국 내 6개 자동차강판 판매법인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592억원, 순이익은 20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2013년(9362억원) 대비 13% 늘었지만 순이익(358억원)은 무려 43% 폭락했다.
다만 생산과 판매를 겸하는 광동법인(POSCO Guangdong Automotive Steel Co.)의 순손실이 2013년 27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중국내 전체 생산·판매 법인의 순이익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광동법인은 2012년 11월 설립 이후 초기 손실 구간을 점차 벗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고전 요인으로 중국시장의 변화를 꼽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다수의 중국 기업들은 물론 아르셀로미탈, 신일본제철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철강 기업들이 현지에서 자동차강판 라인과 판매법인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자동차가 철강사업을 먹여살리는 정도"라며 자동차강판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건설과 조선, 자동차로 대표되는 전방산업에서 그나마 기댈 언덕은 자동차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전사적 차원에서 역량을 자동차강판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포스코가 자동차강판에 사실상 올인을 선언했지만 국내외 상황은 썩 좋지만은 않다. 특히 국내의 경우, 현대·기아차로 공급되는 물량을 현대제철이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포스코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구조를 완성하면서 수급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희망도 있다.자동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에서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분명 기회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과 중국에서의 정체된 실적을 반등할 수 있는 계기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설립한 인도 자동차강판 생산법인(POSCO Maharashtra Steel Private Limited)의 지난해 순손실은 267억원으로 전년(1117억) 대비 24% 수준으로 급감하며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고, 멕시코 자동차강판 생산법인(POSCO MEXICO S.A. DE C.V.)은 지난해 약 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323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자료=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