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 대기업들은 지난해에도 신규채용을 크게 줄인 터라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자료=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자산 상위 기준 30대그룹(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6.3% 감소한 12만1801명 채용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 2013년 14만4501명에서 2014년 12만9989명으로 10% 줄었고, 올해 다시 6.3% 줄어든다. 높아진 취업 문턱에, 청년들의 한숨만 커지게 됐다.
기업별로는 신규채용이 증가하는 그룹은 7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그룹 중 19곳이 지난해 대비 신규채용 규모를 줄였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업은 4곳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그룹은 신규채용 감축의 원인을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꼽고 있다.
전경련이 이달 초 조사한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조사결과, 기업들은 적정 T/O(55.8%)를 가장 우선요소로 감안했고, 업종 경기(19.4%), 인건비 총액(15.3%) 등을 고려대상으로 꼽은 바 있다.
30대 그룹의 총 근로자수가 2013년 115만5583명에서 지난해 116만8543명, 올해 118만651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1% 소폭 증가한 것은 그나마 정년연장에 따라 고용이 유지되는 고령 근로자의 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신규채용과는 관계가 멀다는 분석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대기업들의 총 근로자수는 소폭의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신규채용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라며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채용 여력 감소와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인건비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자료=전경련)
대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큰 폭으로 줄인 대신 신규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규모는 총 136조4000억원에 이른다.
시설투자는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19.9% 늘어난 102조8000억원, 같은 기간 연구개발(R&D) 투자는 7.4% 늘어난 33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라인 및 삼성디스플레이 OLED라인 증설 등에 20조원, 현대차는 지난해 매입한 한전 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으로 1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SK가 LTE 커버리지 확장에 1조5000억원, 파주 장문천연가스발전소 건설에 7500억원을 투자하고, 롯데는 아울렛과 마트 신축에 연간 1조2000억원, 맥주 1·2공장 신·증설에 3년간 92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간 대기업들의 투자계획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계획대로 집행된 사례가 드물어 투자 이행률 차원의 접근도 중요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