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두 번째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에는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해보다 참가업체가 41개사에서 73개사로 늘었고 관람객은 4만7000여명에서 7만명으로 늘었다.
특히 승용차뿐 트럭·버스·오토바이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고 배터리, 충전기, 인프라 등 전후방 산업군으로 섹션이 다양해졌다.
전시회 기간 동안 업무협약(MOU) 체결도 이어졌다. 전기차 충전서비스 유료화 사업과 오는 2017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구축,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및 산업육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 저명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학술 콘퍼런스도 16번에 걸쳐 진행됐다.
◇'공해 없는 섬'..전기차 제주도로 집결
제주도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섬 2030'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도내 약 37만대의 자동차를 오는 2030년까지 모두 전기자동차로 대체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제주도는 해안가를 따라 섬 한 바퀴를 도는데 약 180㎞ 정도다. 한 번 충전하면 120~15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가 다니기 제격이다.
◇(왼쪽부터)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김대환 IEVE 위원장(사진=뉴스토마토)
세계에서 유일하게 100% 전기차만 참여할 수 있는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는 이유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오는 2017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제주도에 충전 시설을 100% 완비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제주도는 오는 5월 좀 더 구체적인 전기차 보급 실행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기차 보급에 대한 계획과 더불어 그에 대한 세부 실천 방안이 있어야 전기차 시장 및 전문가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번 엑스포는 전기차 보급을 주도해 온 제주가 전기차 테스트 베드로서 최적의 여건을 가진 지역으로 인정받고 세계 전기차의 메카로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기차 올해 대중화 원년..경쟁 '치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시장 선점을 위한 각자의 비전을 제시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SM3 Z.E.'의 판매목표를 1000대로 정했다. 특히 택시시장을 중점 공략해 전기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중국 전기차업체인 BYD 역시 전기택시를 타깃으로 정했다. BYD는 크로스오버차량(CUV) 'e6'를 민간보급용과 전기택시용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닛산은 올해 '리프'를 150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5대 판매된 것에 비하면 100배 목표를 올려잡았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전기차 충전방식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로 불리는 'SP:01'을 공개했다. 인증을 마치는대로 빠르면 오는 10월 출시할 예정이다.
유일하게 양산차 없이 엑스포에 참여한
현대차(005380)는 내년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에 해치백 스타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밖에
기아차(000270)는 '쏘울EV'와 '레이EV', 한국지엠의 '스파크EV', BMW의 'i3'등이 전시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배터리부터 양산차까지..중국업체 '선전'
이번 엑스포에는 중국업체들이 완성차에서부터 배터리까지 전천후로 활약했다. 특히 중국업체들은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있다.
◇BYD의 e6(사진=뉴스토마토)
BYD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e6의 주행거리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e6 한 번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다른 전기차의 두 배 수준이다. 타이치자동차는 최대 60Km/h로 운행이 가능한 저속 전기차 'T15'로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T15는 해치백 스타일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1회 충전시 120Km 운행 가능하다.
전기버스 시장도 노리고 있다 자일대우버스는 시간당 120km를 주행할 수 있는 'BS110'를 선보였다. 상하이모터스도 1회 충전으로 150㎞를 달릴 수 있는 시내버스형 전기버스와 180㎞를 달릴 수 있는 관광버스형 전기버스를 선보였다.
현재 중국업체들은 국내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해결되는대로 정부와 보조금 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다.
◇양적·질적으로 개선..아직 갈 길 멀다
지난해보다 진일보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무엇보다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미국의 테슬라의 부재가 아쉽다. IEVE 조직위도 테슬라 섭외를 위해 공장을 직접 방문해 초대 의사를 밝혔지만 테슬라는 응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이기 떄문에 관망하는 것 같다"며 "또 이미 진출한 완성차업계들의 충전방식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 등에 있어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승행사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시승에 참여한 김모(34세) 씨는 "모든 차량을 타보고 공모에 지원하려고 했으나 차량이 한정돼 있어서 길게는 두 시간 가량 기다렸다"며 "시승 가능한 차량이 많지 않은 것은 이해하지만 아쉬웠다"고 말했다.
엑스포에서 각종 콘퍼런스를 통해 전기차 인프라 구축 방안과 보조금 지원 문제 등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돼긴 했지만,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