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인내심 문구 삭제에도 연준은 '비둘기'였다

6월 금리인상 가능성 낮아져.."9·10월 첫 인상될것"

입력 : 2015-03-19 오전 11:26:49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공개됐다.
 
초유의 관심이었던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 '인내심 유지' 문구가 삭제되며 금리 인상 단행에 대한 길은 열렸지만, 연준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따라서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고 첫 금리 인상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인내심 문구 삭제..경제 전망 낮춰 잡아
 
(사진=로이터통신)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한 후 성명에서 이전에 사용했던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하는 데 인내심을 발휘할 것(be patient)"이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이어 "고용시장이 더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향해 근접한다는 확신이 설 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4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인내심 문구가 삭제됨으로써 사실상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의 문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자넷 옐런 연준 의장(사진)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6월 금리 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인내심 문구를 삭제한다고 해서 우리가 조급하다는 것(impatient)은 아니다"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또한 연준은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다소 둔화된 2.3~2.7%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망치 2.6∼3.0%에서 대폭 낮아진 것이다.
 
내년의 GDP 예상 성장률은 2.5∼3.0%에서 2.3∼3.7%로, 2017년은 2.3∼2.5%에서 2.0∼2.4%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낮아졌다. 연준의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1.0∼1.6%에서 0.6∼0.8%로, 내년의 전망치는 1.7∼2.0%에서 1.7∼1.9%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moderated somewhat)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성명에 담긴 "꾸준하게 확장돼 왔다"는 표현에 비해 다소 비관적인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내심' 문구 삭제에도 연준은 성명에서 매우 비둘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밥 돌 누빈에셋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는 "특히 고용 시장과 관련해서도 그리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 않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비둘기적이었다"고 분석했고 골드만삭스 역시 "이번 FOMC는 매우 비둘기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낮아져..9~10월 가능성 ↑
 
성명서 발표 후 다수의 전문가들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첫 금리 인상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준이 미국의 경제 상황을 다소 비관적으로 평가한 것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아지게 했다는 평가다.
 
댄 그린호스 BTIG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성명에서 금리 인상까지 '추가 회복'을 기다린다는 단어를 썼다"며 "이는 아직 미국의 경제가 금리를 인상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상 금리 인상 시기로 9월을 제시했다. 
 
그동안 9월 금리 인상을 점쳐왔던 얀 해치어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우리의 전망은 여전히 9월이나 첫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NBC는 연준의 금리를 놓고 베팅하는 연방기금금리선물(fed funds futures)에 따르면 투자자자들은 연준이 10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데 60%의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성명서 발표 전에는 59%를 기록하며 가장 유력한 시기로 꼽혔던  9월은 39%로 20%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옐런 의장이 6월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6월 금리 인상을 점치는 투자자들은 고작 9%에 불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다수의 전문가들은 더이상 6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 않다"며 "9월이나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봄' 오나 
 
FOMC 결과 직후 금융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내림세를 나타냈던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1%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로 전환했고 달러 가치 역시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상품시장에서는 약세 흐름을 보였던 금값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도 연준이 서둘러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모두 부양 기조에 나선 만큼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진다면 잠시나마 글로벌 금융 시장에는 봄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동안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달러 강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에 달러 가치는 급등하며 미국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다. 
 
조 마님보 웨스턴유니언 선임시장전략가는 "그동안 파죽지세로 오르던 달러 강세가 진정될 가장 좋은 이유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CNBC 역시 "달러 조정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로써 1달러와 1유로가 동등해지는 '패리티'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 유가 하락과 금값 하락도 저지될 뿐 아니라 긴축에 대한 이머징마켓의 긴장감도 다소 누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포워드가이던스를 없애버린 만큼, 앞으로 금리 인상 시기를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져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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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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