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내리고' 환율 '오르고'..정유업계, 다시 '불안'

입력 : 2015-03-19 오후 3:49:52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국제유가 급락세가 주춤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던 정유업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진정세를 보이던 두바이유가 최근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고, 달러화 강세로 원유 매입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8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40달러 하락한 배럴당 51.24달러를 기록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6년 만에 최저치(43.46달러)를 찍었던 전날 대비 소폭 올라 배럴당 44.66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정유업계는 올 초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 급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그러다 다시 혼조세를 보이자, 혹여 회복세 꺾이지나 않을까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셰일가스 시추량이 예상을 깨고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향후 두바이유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달러화 강세 역시 정유사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원유를 100% 수입해 달러화로 결제하는 정유사들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수록 더 비싼 값을 치뤄야 하는 구조다. 지난해 7월 1007.5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18일 1129.20원까지 올랐다.
 
다만 석유제품 수출 비중이 크거나 원유 도입 시점 대비 제품값의 환율 변동을 회계처리하는 정유사의 경우, 환율 상승에 수혜를 입는다는 분석도 있다. 가령 원유를 수입할 당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다가 정제 후 제품판매 시 환율이 1100원으로 올랐을 경우, 늘어난 이익을 회계상 적용시키면 환율이 오르더라도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유업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원화환율 10% 상승시(원화값 하락)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약 205억원 증가하지만, 반대로 S-Oil(010950)의 경우 세전이익이 약 3000억원 감소한다.
 
정유사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이 정유업계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지난해 하반기 같은 유가 급락 사태가 아니라면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면서 "유가와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는 이상 정제마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현재의 경영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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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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