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 항공사에 승객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어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정과 알 권리가 충돌하게 생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유럽 항공사들이 개인정보를 공개하라는 각국 정부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들은 유럽 항공사가 '승객예약정보(PNR)'를 제공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부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멕시코 정부는 유럽 항공사가 PNR을 내지 않으면 여객기 한 대당 3만달러(32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멕시코는 PNR에 승객의 이름과 주소, 신용카드 정보, 선호하는 음식 등의 정보가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를 시작으로 다른 국가 정부들도 비슷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뉴질랜드, 일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도 멕시코와 비슷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빅토리아 바즈나이 유럽항공연합 전문가는 "멕시코처럼 다른 나라들도 벌금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얻어 내려고 할 것"이라며 "한국도 지난 2007년부터 여러 차례 PNR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9·11 이후 미국과 EU가 PNR을 서로 제공하는 협정을 맺은 전례가 있어 다른 국가들이 이런 요구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캐나다와 호주도 PNR 협정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유럽 항공사들은 PNR을 제공해야 하는 국가들이 하나둘씩 늘면 EU의 개인보호정보 규정이 무색할 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PNR 사용 규정을 넓은 관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결과는 오는 4월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