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가입비 이어 '기본료 폐지' 가능할까

이통사 반발.."인당 3000원씩만 할인해도 수익 제로"
우상호 의원 "기본료 폐지 가능"..내주 법안 발의

입력 : 2015-04-03 오후 5:17:42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이통 3사가 지난달 31일 이동전화 가입비를 전면 폐지한 가운데 시장의 화두는 빠르게 '기본료 폐지'로 옮겨가고 있다.
 
이통사 측은 기본료를 폐지하면 현실적으로 사업 영위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측에선 가려져 있는 마케팅비용 구조만 정비해도 충분히 기본료를 없앨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이통 3사가 받고 있는 기본료는 1만1000원이다. 지난 2011년 정부 주도로 1000원씩 인하된 뒤 변동이 없다.
 
◇"초기 망 투자비 회수로 기본료 명분 퇴색돼"
 
기본료 폐지를 주장하는 쪽의 대표적 근거는 이 기본료가 이통사들의 사업 초기 막대한 장치설비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투자비 상당액이 회수된 현재는 이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참여연대가 발간한 '통신비 인하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통신사는 망 투자비를 6~8년 감가상각 계상으로 환수하므로 이론적으로는 1990년대 구축한 SK텔레콤(017670)의 2세대(CDMA)와 2000년대 초 만들어진 SK텔레콤, KT(030200)의 3세대(WCDMA) 이동통신망 원가는 제로라고 볼 수 있다. 또 LTE망 구축비는 이전 통신망의 절반 수준이다.
 
참여연대는 "통신망 원가가 가파르게 낮아졌고 매년 투자비보다 마케팅비용을 더 지출하면서도 이통사가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이제는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대폭 축소해 통신비 인하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에는 음성 및 데이터 정액요금제가 보편화돼 있는데, 기본료 1만1000원은 정액요금에 포함돼 있다. 기본료 명목으로 따로 표기되지 않기 때문에 '숨어있는 요금'으로도 불린다. 이에 참여연대는 기본료가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정액요금제도 대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통사 "폐지 불가능..인당 3000원씩만 할인해도 수익 제로"
 
그러나 이통사 측은 현실적으로 기본료 폐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요금에서 가입자 1인당 3000원씩만 할인해도 이통사 수익은 제로(0)가 된다는 것.
 
지난해 이통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2조1000억원이므로 이를 5700만 가입자와 12개월로 나눈다는 단순계산 하에, 월 할인 가능한 마지노선 금액이 3000원이라는 설명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할인액이 3000원만 넘어가도 이통사 수익은 적자전환이 되는데, 1만1000원 기본료를 폐지하라는 건 투자하지 말라는 수준을 넘어 사업 영위가 불가능해지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나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것은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사용하는 막대한 비용을 기본료 폐지에 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통 3사의 연간 마케팅비용이 7~8조원이라고 하지만 고스란히 보조금에만 쓰이는 것도 아닐 뿐더러, 사기업으로서 마케팅 활동을 버리면서까지 요금을 할인하는 건 너무 인위적인 방법"이라며 "결국 이통사에도, 고객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통사 마케팅비에는 고객 지원금뿐 아니라 유통점 판매수수료 등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스란히 기본료 폐지에 충당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상호 의원 "기본료 폐지 현실화 가능"..내주 법안 발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야당 간사인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다음주 중 기본료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우상호 의원실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는 현실 가능한 방안"이라며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기본료 폐지에 충당하면 고객 지원금 등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단통법 이후에도 거액의 음성적인 비용을 운용하며 차별 보조금을 유도해놓고 이 금액을 깎으면 소비자 후생이 줄어든다는 논리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이통사업자들은 국가가 망을 임대해주는 외국과 달리 망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며 "망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해도 이는 자사 설비투자에 따른 자산목록이지 비용발생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료 명목으로 국민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상호 의원은 '망 설치에 의해 투자되는 비용을 기본료 명목으로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을 넣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다음주 공동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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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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