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투자매력(자료=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올 초부터 인도의 성장성을 좋게 봤지만 직접 투자까진 망설였다. 하지만 이제 투자 모멘텀까지 긍정적일 것이란 확신이 들어서.."
지난달 한 외국계 기업 임원의 부인(50대)은 인도 정부가 보증하는 회사채 3억원 어치를 샀다.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로 수익을 챙기는 이른바 '김씨부인'의 해외채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채권의 지역 다변화를 꾀하며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인도채권을 출시했다. 미국, 영국, 일본, 브라질 국채와 미국 주 정부채로 제한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 것으로 인도채권 매입을 위해 수개월간 공을 들여 외국인포트폴리오투자(FPI) 자격을 획득했다.
KDB대우증권은 현재 이머징국가 5곳을 놓고 상대적 상품성을 분석 중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재 컨설팅이 확실한 해외채권 판매를 위해 철저한 분석 과정에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 론칭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채권 위주로 리테일 판매를 해오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도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 등 금리경쟁력이 높은 해외채권 판매 방안을 강구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슈퍼마켓형' 해외채 판매를 위해 고객이 요청하면 언제든 구해오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브라질채권, 이머징·선진국으로 분류된 국채, 회사채 등을 주요 구성으로 두고 고객 수요에 따라 해외채 중개를 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에 따라 추가 구성에 탄력적으로 나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해외채권 지역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활황 속 위험 분산을 위한 채권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국내 원화채권 시장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 등 대형 연기금이 해외채권 투자시 증권사에 가산점을 주겠다며 구체적인 데이터를 발표한 점도 이유가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액자산가들이 돈의 물꼬를 튼 터여서 1.75%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진 시중금리에서 과거 초저금리로 인해 해외에서 투자처를 찾았던 일본 '와타나베 부인'과 같은 '김씨부인'이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개인들의 해외채권 투자 범위 확대로 각 국가별 환율변동과 경제 모멘텀 등 살펴야 할 게 많은 만큼 조심해야 할 점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채 직접 투자는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국가별 세제도 다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