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교 동쪽에서 바라본 고척돔(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국내 최초 돔 야구장인 고척돔(서울시 서남권 야구장)의 공사가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14일 현재 고척돔의 공정률은 83%. 올해 6월 완공, 하반기 개장 목표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니, 공사는 원활하게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고척돔 1루 방향의 클럽하우스 내부에 조성 중인 사우나. 탕과 샤워 시설을 넉넉히 갖춰 야구선수들은 물론 공연 관계자 등 다수가 편리하게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준혁 기자)
◇고척돔에는 인천 문학야구장 '라이브존'과 같은 포수 후면석이 조성된다. '다이아몬드클럽'(가칭)이라 명명된 이 공간의 수용인원은 120명 가량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선수단·사업자·관람객·지역사회의 편의를 고려한 시설
지난해 12월 방문(기사 <(르포)고척돔, 한국 대표 야구장으로 '환골탈태'> 참조) 당시에 비해 고척돔 공정률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공정률을 크게 높일 만한 외부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은 급격히 달라졌다. 실내인테리어 공사만 하면 사용 가능한 공간도 있었고, 장소의 용도가 또렷이 보이는 공간도 여럿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공간은 선수단이 사용할 클럽하우스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이후 대부분의 야구장은 사우나를 두는 추세다. 고척돔도 동일했다. 샤워 시설은 물론 탕 형태의 사우나를 설치해 선수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탕은 여럿 만들어질 예정이다.
트레이너실-물리치료실-체력단련실 등이 이어지는 넓은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이 체력 단련을 보다 편안하게 하도록 신경 쓴 점이 돋보였다.
관람석의 경우 일반석 좌석 폭을 넓게 잡아 일반 관객들도 편히 경기를 보도록 했다. 좌석 폭은 내야 일반석 500㎜·외야 일반석 465㎜며 의자는 관객의 이동이 편하게 접이식을 택했다.
올해 인천 문학야구장에 생긴 '라이브존'과 같은 포수 후면의 고급석도 갖췄다. 세계 유수의 스포츠시설 설계업체인 미국 로세티에서 컨설팅하며 생겨난 이 특별석은 120명을 수용한다.
이번 현장취재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보인 점은 비록 공사기간은 늘어났지만 구장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키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환기·조명 시설 비용을 줄일 각종 통풍·채광 설비를 갖췄고, 지역사회를 고려해 냉각탑과 배기타워에서 생기는 소음을 줄이고자 여러 차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유지·보수 횟수를 줄이기 위해 외부의 마감을 아연도강판으로 실행한 점도 장점이다. 고척돔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이 야구장을 사용할 팀이 누구일지 자못 궁금해질 정도였다.
◇고척돔 외야방향 출구에서 촬영한 체육공원 및 경인선 구일역 서쪽 출구 공사 현장. 고척돔에서 구일역 서쪽 출구는 1분30초(성인 도보 기준) 거리로 가깝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노약자도 4분 만에 이동 가능한 거리다.(사진=이준혁 기자)
◇고척돔 외야방향 출구와 가까운 구일역 서쪽 출구 부지. 고척돔이 아마추어용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와 각종 공연을 치를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뀜에 따라, 서울시는 코레일에 공사 일체를 맡는 조건으로 구일역 서쪽 출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개찰구와 매표소, 그리고 역무원이 머물 수 있는 공간 등의 관련 시설은 짧은 시간 내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준혁 기자)
◇점점 나아지는 교통..전철역과 도보 1분30초 거리
현재 고척돔의 단점을 말하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우는 논거 중 하나는 여러모로 불편한 교통이다. "다른 프로야구 경기장에 비해 접근이 어려워 야구단 관중 수입이 줄 것이므로 프로 경기에 부적합하다"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하고, 여기다 "조건이 매우 나쁜 터라 지자체(서울시)가 구장 임차 구단에 배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붙기도 한다.
그동안 현장을 수차례 보도한 <뉴스토마토>는 이번 취재에서 이 같은 부정적 견해를 직접 살피는 데에 초점을 뒀다. 그런데 실증 취재 결과 '우려가 과장돼 확산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생길 정도로 시의 대응책은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보였다.
우선 구일역 서쪽 출구 현장까지 수회 걸으면서 도보 이동 평균 시간을 쟀다. 기준은 고척돔 외야 출구와 구일역 서쪽 개찰구 예정지 간의 보행로 부지다.
그 결과 고척돔 외야 출구 부근에 일부 경사가 있음에도 시간은 1분30초(편도·평균)로 측정됐다. 야구장과 전철역 간의 거리가 가깝기로 꼽히는 서울의 잠실구장 수준은 아니나, 부산 사직·인천 문학 등의 절반 이하 수준 거리다.
추가된 주차면도 살폈다. 시는 기존 492면 외에 구장 바깥의 체육공원 농구장을 아스콘 포장해 프로야구 경기시엔 60여면 규모의 주차면 추가 확보를 할 계획이다.
구장 수용인원이 고척돔보다 곱절 이상인 일본 도쿄돔과 비교해봐도 주차면이 많고 야구장 주변 전철역과의 도보거리도 짧다. 서울 시내 주요 환승역인 신도림역·구로역도 인접해 있다. 인파로 막힐 수는 있지만 겁낼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고척돔은 프로야구 경기와 대형 공연을 치르기에 부족하지 않도록 변해가고 있었다.
◇외야석에서 보는 고척돔 내야 방향(왼쪽), 내야석에서 보는 고척돔 외야 방향. (사진=이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