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이 도입된지 약 4년 만에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세계에서 MVNO를 도입한 국가 중 최단 기간에 이룬 성과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수는 지난 4월21일 기준으로 504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3월 말 미래부 출범 당시엔 가입자수가 155만명에 불과했으나 업계 노력과 정부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약 2년만에 3.2배 증가한 것이다.
알뜰폰 이용자들은 기존 이통사(MNO)보다 57%까지 통신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3만6404원, 알뜰폰의 후불가입자 ARPU는 1만5721원으로, 알뜰폰으로 전환한 이용자들은 월 평균 2만683원, 연간으로는 24만원을 아낀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부는 "알뜰폰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서며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9%까지 늘어났다"며 "향후 10~15%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알뜰폰은 포화된 이동전화 시장에서 기존 이통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의미있는 경쟁 주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뜰폰 도입 이후 가입자 증가 추이(자료=미래창조과학부)
특히 후불 요금제 가입자와 LTE 서비스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알뜰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불 가입자수는 298만1000명으로 미래부 출범 이후 332% 성장했다. 2013년 3월 말 선불과 후불 가입자수 비중은 55.5% : 44.5%였지만 현재는 선불 40.8%, 후불 59.2%로 후불 가입자 비중이 훨씬 크다. 미래부는 대기업 계열 사업자 진입, 지속적인 도매대가 인하, 알뜰폰에 대한 인식 제고 등으로 이통 3사의 후불 가입자들이 꾸준히 알뜰폰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했다.
기술방식별로 보면 3G 서비스 가입자가 417만3000명으로 82.8%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G가 29만9000명으로 5.9%, LTE 가입자는 56만7000명으로 11.3%다. 전체 이통시장과 비교하면 아직은 LTE 비중이 낮지만 증가 추세가 고무적이다. 미래부는 "알뜰폰이 기존 이통사보다 50%까지 저렴한 LTE 정액상품 등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며 "LTE 비중은 2014년 3월 5%에서 1년여만에 10%를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017670)의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SK텔링크·유니컴즈 등 10개사,
KT(030200)의 망을 쓰는
CJ헬로비전(037560)·에넥스텔레콤 등 14개사,
LG유플러스(032640) 망을 쓰는 스페이스네트·머천드코리아 등 7개사를 비롯해 총 27개사가 있다. 가입자수는 SK텔레콤망 알뜰폰이 233만5000명, KT망 알뜰폰은 228만3000명, LG유플러스망 알뜰폰은 42만2000명으로, 3사의 가입자 점유율은 4.6 : 4.5 : 0.9다.
지난해 알뜰폰 서비스 매출은 4555억원으로 2013년의 2394억원보다 약 2배 증가했으며, 가입자 증가율에 비례해 성장하고 있다. 2014년 영업이익은 9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매년 적자 폭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 매출 및 영업이익(자료=미래창조과학부(사업자 제출자료))
미래부는 "대기업 계열 사업자들은 LTE 및 신형 중·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크고 이통 3사와 직접 경쟁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만 초기 투자가 마무리되고 일정 수준의 규모의 경제가 달성돼 2013년을 정점으로 적자 수준이 줄고 있다"며 "우체국에 선 입점한 6개 중소 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대부분 흑자 시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2013년과 2014년 두차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낸 데 이어, 이달 중으로 알뜰폰 제2의 도약을 위한 '3차 알뜰폰 활성화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2015년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여부 ▲LTE·청년층을 주요 타깃으로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허브사이트 개설 ▲알뜰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점검 계획 ▲알뜰폰 상품 구성의 다양화 등이 담길 예정이다.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통한 요금인하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의 노력을 고려할 때 알뜰폰 가입자 500만 돌파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알뜰폰이 이통시장의 경쟁주체로 자리잡느냐가 결정되는 중요 시기인 만큼 충분한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