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주요 제약사들은 외형이 성장했지만, 내실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상위 제약사보다 중하위 제약사의 영업성적이 양호했다. 제약사 순위에 지각변동도 있었다. 한미약품, 종근당이 한단계씩 순위가 올라간 반면 녹십자, 동아에스티는 한단계씩 내려앚았다.
11일 본지가 18개 상당 제약사들의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1조7751억원으로 전년비 7.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익성은 부진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63억원으로 전년비 11.3% 줄었다.
상위사와 중하위사 간에 실적은 엇갈렸다. 1분기 외형 1000억원대 이상 7개사의 매출액은 1조2636억원으로 전년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26억원으로 전년비 8.7% 감소했다.
중하위사는 매출액이 5115억원으로 전년비 25.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37억원으로 21.9% 성장했다. 중하위사가 상위사보다 영업을 잘했다는 의미다.
증권가 관계자는 "복제약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중소 제약사가 실적 호전을 나타내고 있다"며 "상위 제약사는 주력제품의 영업이 부진해 영업이익이 평균적으로 감소했다. 신약개발 비용이 늘어난 반영 폭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분기 최대규모의 R&D를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 관계자도 "최근에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R&D 인력도 대거 늘었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혈액분획제 수출액이 전년비 28% 증가하는 등 매출 성장으로 선전했지만, 한미약품 성장세에 밀려 순위가 한단계 내려앉았다. 동아에스티도 주력품목의 부진으로 외형 감소로 순위가 떨어졌다.
유한양행(000100)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해 시장 1위를 유지했다.
대웅제약(069620)은 매출이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