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동탄2신도시에 일시적으로 300여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분양누적, 대규모 입주 등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깜짝 미분양 증가는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에는 3월 말 기준 317가구의 미분양이 남아있다. 1월까지 A38블록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3.0 전용 59.0㎡ 단 한구에 불과했지만, 2월 신규 미분양 316건이 발생한 것이다.
신규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는 호반건설이 A41블록에 지은 호반베르디움3차다. 지난 1월 분양 당시 1695가구를 모집, 2852명이 신청하며 평균 1.69대1로 3순위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2순위까지 ▲84.8㎡ 278가구 ▲84.7㎡ 132가구 ▲98.2㎡ 171가구를 미분양으로 기록했으나, 3순위에 청약자가 몰리며 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2월 계약을 받은 결과 ▲84.8㎡ 199가구 ▲84.7㎡ 112가구 ▲98.2㎡ 5가구 등 316건이 미계약분으로 시장에 다시 나왔다.
이번 미분양을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았던 상당수 3순위 투자자들이 청약을 철회하며 증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청약순위는 1,2순위로 간소화됐지만 당시 청약은 1,2,3순위로 구분됐다.
동탄 관계자들은 올해 수도권 최고 인기 단지였던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5.0, 6.0의 분양 시기와 겹치며 계약 포기자가 속출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반베르디움3차는 모든 물건이 주인을 찾았으며, 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동탄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기상으로 인기단지인 유보라 청약의 영향으로 3순위 청약자들이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호반베르디움의 미분양은 하나도 없고,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 미분양 반짝 증가에 분양누적에 대한 우려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동탄2신도시 누적 분양수는 3만가구를 돌파할 예정으로, 공급과잉이 현실화 되고 있다.
동탄2신도시는 2012년 8월 1차 합동분양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만6200여가구가 분양을 했다. 마지막 시범단지인 A19(금강주택) 112가구 등 올해 남은 예정물량만 9600여가구에 달한다. 특히 동탄2신도시에 남아있는 물량이 선호도가 높은 북동탄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남동탄에 몰려있다. 동탄2신도시는 편의상 리베라C.C를 기준으로 복합환승센터와 가까운 북동탄과 워터프론트 콤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남동탄으로 구분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누적돼 왔던 분양물량이 입주를 시작, 공급증가 부담감을 높이고 있다. 동탄2신도시는 올 상반기 7732가구가 입주하는데 이어 하반기 880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만 총 1만6535가구가 입주한다. 내년에도 8022가구가 입주를 계획하고 있어 시장 가격 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탄2신도시의 대규모 공급에 일대 아파트값도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가 포함된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값은 올들어 0.5%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 상승률 1.8%, 경기도 1.8%를 크게 밑돈다. 수도권에서 화성보다 상승률이 낮은 수도권 시·군·구는 양주신도시를 안고 있는 양주시(0.2%)와 동두천(0.3%) 뿐이다.
입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전셋값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들어 화성시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이 떨어졌다. 화성시 전셋값은 0.84% 하락, 역시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1.14%), 경남 거제시(-0.87%)의 뒤를 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는 "동탄 자체 공급분 외 인근의 송산그린시티, 평택고덕, 오산 등 주변 대규모 공급도 예정돼 있어 공급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수도권 분양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지만 물량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입주 현실화에 따른 조정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동탄2신도시는 경기 화성시 동탄면 영천리, 청계리 외 11개리 일원에 2만4015㎡ 규모로 지어지는 수도권 최대 신도시로 총 7만108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