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인터넷 보험 슈퍼마켓에 대해 보험업의 특성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보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유사한 기능이 제공되고 있고 보험 상품은 펀드와 달리 상품과 회사별로 차이가 심해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보험상품을 비교·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보험 슈파마켓을 하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은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홈페이지 내에서 유지·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당초 별도의 보험 슈퍼마켓 전용 사이트를 출범하려고 했지만 업계의 반발에 양 협회가 유지하는 방안으로 수정한 것.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에 대해 보험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던진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온라인 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 저축성 보험 등 단순한 상품으로 구성돼 있어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이 도입 되더라도 시장이 확대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온라인 보험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도 팔 수 있는 상품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약이 다양하고 복잡한 보장성 보험의 경우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다. 이유는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고 필요한 보장이 달라 개인에 맞춰 상품을 설계해야 하는데 온라인에는 그런 상품 설계를 담당하는 설계사들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펀드슈퍼마켓의 성공을 보험슈퍼마켓으로 이어간다는 생각이지만 펀드와 보험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펀드슈퍼마켓의 성공으로 보험에도 이를 적용하기 위한 생각일 것"이라며 "펀드의 경우 수익률과 위험성 등을 중점적으로 따지면 되지만 보험은 특약과 보쟁내역, 기간에 따라 가격과 상품 종류가 천차만별이라 비교 자체가 힘든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 보험 상품을 비교 가입할 수 있는 채널이 열려있어 기존의 이 채널과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생보사 관계자도 “지금도 인터넷에 보험을 치면 비교사이트가 수 없이 나온다”며 “과연 이 사이트들과 얼마나 차별성을 둘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현재 인터넷에서 운영중인 보험비교 사이트 (사진=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