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애플의 아이폰6 및 아이폰 6플러스, 삼성전자의 갤럭시S6 및 갤럭시S6 엣지 사진/ 각사
최근 스마트폰 업계에서 '형제폰' 출시가 대세인 가운데, 형보다 인기가 높은 아우가 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동시 출시했다. 성능은 비슷하지만 아이폰6가 4.6인치(HD)인 반면 플러스는 5.5인치(풀HD)다.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던 한손 사용성에서 탈피, 처음으로 패블릿 제품을 내놨다.
애플의 이같은 시도는 성공을 거뒀다. 아이폰6 시리즈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위를 석권했다.
삼성전자는 형제폰 전략을 일찌감치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4'에 한쪽 측면을 구부린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노트4 엣지'를 선보였다. 지난 4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서는 한 단계 진화한 '갤럭시S6 엣지'를 내놨다. 글래스 대신 플라스틱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양쪽 측면을 90도로 구부렸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일주일도 안돼서 모방폰이 나오기 일쑤였다. 하지만 엣지 제품의 경우 짝퉁 제품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 삼성으로서 제품 기술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소비자 호응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시장 반응도 뜨겁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6를 출시하기 전 플랫과 엣지의 수요를 8대2 또는 7대3으로 예측했다"면서 "실제로는 5대5 비율을 보이며 엣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표 제품을 이원화해서 출시하는 것은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모양·색상 등 디자인 요소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은 비슷하지만 다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는 것.
또 아우폰이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타깃 소비자들의 공통적인 니즈에서 약간 벗어난 제품을 형제폰으로 묶어 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한다는 이야기다.
리스크를 상쇄하는 방패막도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마니아들에게 고 스티브 잡스가 상징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버전을 기본으로 하고, 동시에 최근 스마트폰 업계 대세인 대화면을 동시 출시함으로써 양쪽의 니즈를 모두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