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올해 상반기에 예정됐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 시범사업을 잠정 연기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주택·금융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당초 시범사업의 목적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기존 시범사업은 고가 전세수요를 매매로 전환해 전세난을 완화시키고 실수요자의 자가촉진을 통해 주택시장을 정상화 하기 위해 지난 1월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정상화 기대감이 빠르게 회복되고,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으로 거래가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이 본격 회복세에 들어선 상황이다.
매매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거래량도 지난 4월에 이어 5월 한달치와 누적치 모두 지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 거래량은 11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 증가했으며, 5월까지 누적치는 50만건으로 25.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만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초저금리 상품으로서 매력이 감소했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사회적 문제로 인해 수익공유형 은행대출 출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계부채 증가는 실제 우리 경제의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2년 1분기 1조5000억원이던 가계부채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8000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올해 같은 기간 11조1000억원까지 증가한 실정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주택 분양시장 수요 증가와 기존주택 거래량 증가 등을 고려해 이번 사업을 연기할 필요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가계부채TF도 가계대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토부는 향후 주택·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시범사업 가능성의 문은 열어뒀다고 하지만, 앞으로의 시장 변화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품 출시를 기대하던 일부 대출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이나 주택시장 정상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올해 하반기는 어떻게 될지 말은 못하지만 시장 촉매제가 필요하다면 다시 시범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국토교통부가 올해 상반기에 예정됐던 수익공유형 은행대출 시범사업을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서울 중구 충정로 NH농협은행 본점의 대출상담창구.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