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협상안 수용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면서 치프라스 정권이 재신임에 성공했다. 추가 긴축에 대한 그리스 국민들의 극명한 거부감이 드러난 셈이다. 이로써 채권단이 지난달 25일 그리스 측에 제안한 협상안 수용이 불발됐다.
반대표가 많을수록 정부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득한 치프라스의 막판 표심몰이가 성공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일방적인 긴축 강요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층의 반대표 집결 역시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청년층의 실업률은 50%에 달해 이들 중 대부분이 그리스어로 반대를 뜻하는 '오히(Oxi)'에 몰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연설에서 "이번 결과는 민주주주의가 협박 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 결과와 그렉시트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책무를 다하기 위해 채권단과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 직후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투표결과 확인 직후 채권단 측에 즉시 협상을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당초 초접전 양상이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상을 전면 뒤엎는 결과가 나오자 채권단도 당혹스라워 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채권단이 그리스 요청대로 협상테이블에 바로 나설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채권단측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그리스가 강강한 태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장 협상 재개에 나설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만약 협상이 성사되면 그리스는 부채 탕감과 만기 20년 연장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독일 등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기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채권단과 그리스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7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그리스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국민투표 결과 발표 직후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왼쪽)가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