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의 본격적인 특수강 시장 진입을 앞두고
세아베스틸(001430)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내 특수강 1위 업체인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의 시장 진입에 따른 내수 물량 감소에 대비해 수출 물량을 늘리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등 총력전을 나서고 있다.
12일 현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 공장의 종합공정률은 94%로 생산설비 배치작업을 완료하고 시험가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특수강 공장은 오는 11월 쇳물을 투입해 제품을 뽑아보는 ‘핫런’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특수강 공장은 연산 100만톤 규모로 봉강 60만톤과 선재 40만톤을 생산하게 된다. 총 투자비는 약 8500억원 규모다.
이곳에서 생산된 특수강은 최근 현대제철이 인수한 현대종합특수강(전 동부특수강)에서 가공을 거쳐 현대·기아차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특수강 공급을 맡았던 세아베스틸의 내수 물량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
세아베스틸의 현대·기아차 의존도는 전체 매출의 25% 가량이며 자동차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를 통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물량을 현대제철에 빼앗길 경우 국내 특수강 업계 1위 자리는 물론 실적 감소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아베스틸은 수출물량을 늘려 이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확대 전략은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경쟁이 심한 저단가 범용재보다는 유럽, 미주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용 강재와 고급 자동차용 부품 등 고단가 제품의 판매량을 늘려 매출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특수강 해외 수주량은 7만7914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수주금액은 15.6% 증가했다. 수주량이 늘면서 수주잔고도 지난해 1분기 2만3803톤에서 올해 2만9619톤으로 24.4% 늘었다.
인력도 보강했다. 특수강 수출팀 해외영업 인력은 지난해 1분기 10명에서 올해 13명으로 늘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만큼 해외 수요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존 자동차에서 항공, 조선, 기계 등으로 고객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아베스틸이 보유한 100톤 규모 전기로에서 쇳물이 끓고 있다. 사진/세아베스틸.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