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바닥 뚫린 금·유가…8월도 어렵다

유가 30달러·금 800달러까지 내린다

입력 : 2015-08-03 오후 2:13:10
7월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 악몽과 같은 달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국제유가와 금값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8월이 시작됐지만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가와 금값 추락은 연말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제유가, 배럴당 30달러까지 추락 가능
 
7월 한달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1% 추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런던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역시 7월 한달간 18% 고꾸라졌다.
 
여러가지 악재들이 겹치며 유가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먼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에 따라 달러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유가에 주된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7월에는 이란 핵협상까지 타결되면서 유가의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1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잔남다르 잔가네 에너지장관은 이란의 제재가 완전히 풀린다면 원유 생산이 하루에 50만배럴씩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다면 이란이 하루 20만배럴의 원유를 더 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공급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원유재고도 크게 줄지 않고 있어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는 것 역시 유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유가가 크게 떨어지며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맥을 못추리고 있다. 에너지 기업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엑손모빌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50% 가까이 떨어지며 6년반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쉐브론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8.1% 감소한 실적을 공개하며 13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더 심각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에너지기업들은 잇따라 감원, 투자 축소 등의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수의 전문가들은 8월에도 유가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 석유 전략가는 “유가가 연말에 배럴당 30달러 초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40달러대가 곧 붕괴돼 30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 하락은 아직 갈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금 온스당 1000달러 붕괴 시간 문제
 
(사진=로이터통신)
금 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7월 한달간 금값은 6.5% 하락하며 월간 기준으로 2013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금값은 8% 하락하며 3년 연속 전년 대비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값 하락의 영향으로 은 가격 역시 7%가까이 내렸다. 
 
금값의 경우에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금보다 달러가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금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빠르면 9월, 늦으면 12월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때까지는 금을 끌어올릴 아무런 호재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금 소비국 1위인 중국의 성장 둔화 역시 금값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제조업 경기 둔화와 함께 전반적으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3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가 공동으로 집계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7.8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값 1000달러 선 붕괴가 임박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만약 온스당 1000달러가 붕괴된다면 이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16명의 애널리스트들과 트레이더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월 전에 금값은 984달러선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루이스 야마다 루이스야마다 기술자문 전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이 현재 구조적인 약세장에 와 있다”며 "올해 안에 1000달러 선이 붕괴될 것으로 보이고 이렇게 되면 금값은 8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중국 현지 언론은 금값이 대폭락 국면에 접어들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인 온스당 350달러 아래까지도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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