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농업과 먹거리 관련 정부 예산은 올해 보다 2452억원 가량 많아진 14조2883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에 견줘 1.7% 증가한 수준이나 나라살림 전체 증가율(3.0%)과 비교해서는 다소 낮다. 비중은 3.7%로 올해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됐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부의 예산 증가율이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재정사업을 재검토해 건전성을 제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꼭 필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보다 내실 있게 편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예산을 분야별로 살펴 보면, 농업·농촌 분야에 12조9630억원, 식품업 9272억원, 기타에 4567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분야별로 올해와 비교해 보면, 식품 예산이 올해대비 10.4%(876억원) 오르며 가장 많이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농촌 예산은 1.7%(2162억원) 늘고, 반대로 소규모 단위의 사업 예산과 기타 경비를 합한 기타 예산은 12.8%(-587억원) 줄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할랄식품 산업육성 등 FTA를 활용한 수출시장 개척 지원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내년도 식품업 예산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년도 농식품 관련 FTA 대책에 쓰일 것로 편성된 예산은 총 2356억원으로 전년대비 34.4%(603억원) 늘었다. 주요 국가별로는 뉴질랜드 1232억원, 중국 943억원, 베트남 181억원 등의 순으로 편성됐다.
농식품부의 핵심업무인 농업·농촌 사업만 놓고 보면, 이 중에서도 농가의 소득 증대와 경영 안정을 위한 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됐다. 이 예산은 올해 보다 8.9% 증액된 총 2조7284억원 수준인데, 주로 쌀 가격의 변동에 따라 손해를 보게 된 농가에 지급하는 쌀변동직불금(2552억원), 농가소득·경영안전망 확충(2227억원)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반면 농업·농촌 사업 가운데서도 농업생산기반조성을 위한 예산은 내년도 총 2조385억원이 편성되며 올해 보다 오히려 6.0% 줄었다. 농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앞선 7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에서 관련 예산이 이미 반영된 결과다. 이로 인한 감액규모는 13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편성된만큼, 향후 재정 사업이 집행되는데 문제가 없도록 착실히 준비해나갈 계획"이라며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집행체계를 개선하고 현장중심의 점검·평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농림축산식품부 품목별 예산 반영 현황.자료/농림축산식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