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3곳 중 1곳, 번 돈으로 이자조차 못내

법인세 면제 '좀비 상장사' 541개사…5년만에 최대

입력 : 2015-09-20 오전 11:41:42
상장기업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전 영업손실로 법인세가 면제된 상장기업도 5년사이 최대 규모로 늘었다.
 
2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코스피(유가증권시장)와 코스닥, 코넥스 등 3개 주식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상장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이 519개사로 전체의 29.9%를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다는 뜻이다.
 
2010년 425개사(24.2%)과 비교하면 94개사가 증가했다. 매출 기준 상위 30대 기업 중에는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이 한국가스공사(036460)(0.93배), S-Oil(010950)(-6.79배), 현대중공업(009540)(-22.43배), KT(030200)(-1.64배), 대한항공(003490)(0.91배) 등 5곳에 이른다.
 
이자보상배율은 1배 이상이지만 배율이 악화된 기업도 적지 않다. 포스코(005490)는 2010년 15.84배에서 9.16배로 떨어졌고, LG디스플레이(034220)도 5년 전 16.17배에서 9.18배로 악화됐다.
 
LG화학(051910)의 이자보상배율은 작년에 28.89배로 양호한 편이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현대제철(004020)은 5.93배에서 3.49배로, 대우조선해양(042660)은 9.23배에서 5.08배로 각각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손실(적자)을 낸 상장사도 전체의 23.4%인 406개사에 달했다. 이는 2010년의 311개사(17.7%)와 비교했을 때 95개사가 늘어난 것으로, 5년새 비중이 5.7%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이다.
 
세전 영업손실로 법인세가 면제된 '좀비 상장사'도 급증했다. 지난해 세전 영업손실을 낸 상장사는 541개사로 전체의 31.1% 달하며 5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좀비기업을 선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만큼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민성 기자
김민성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