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3억원의 적자를 냈던 한국관광공사가 임직원들에게 시중은행보다 더 낮은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며 공사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
사진)은 20일 국정감사 자료에서 "관광공사가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을 무시하고 임직원들에게 연 1.1%의 초저금리로 주택자금을 대부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관광공사가 제출한 '직원 주택자금 대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방(강원도 원주) 이전에 따른 정주 촉진과 주거안정을 명목으로 지난해 6월부터 상근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133명에게 대출이자 1.1%의 조건으로 119억원을 대출해줄 것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1.1%의 대출이자는 올해 7월 현재 은행별 주택자금 대출금리(고정식) 3.15%~4.84%의 1/3 수준에 불과하고, 공사의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 1.5%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주택구입 및 임차를 희망하는 임직원에 대해 1인당 최대 1억원까지는 1.1%,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3%의 금리를 적용해 주택자금을 대출해왔다.
1%대 주택자금 대출이자는 올해 1월 기재부가 작성한 '방만경영 개선 해설서'에서 '개선 필요 사례'로 지적된 바 있다.
특히 박 의원은 "공사는 근거도 없는 '지방이전 주택자금 특별대부 요령'을 임의 제정해 이자만 내는 '대출지원기간'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정하고 상황기간을 '대출지원 종료 후 2년 거치 20년 상환'으로 설정해 2014년에 대출을 받은 직원의 경우 거치기간만 8년이다. 대부분의 고정금리 주택자금 대출의 거치 기간이 2년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14년 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관광공사는 올해도 면세점 사업 철수에 따른 77억원의 적자와 GKL(그랜드코리아레저) 배당액 감소 등으로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예상된다"며 "관광공사가 초저리 주택자금 대출로 재정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