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향후 전망도 '먹구름'

중국 경기둔화·원자재값 하락에 모멘텀도 없어

입력 : 2015-09-24 오후 2:38:31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커다란 먹구름이 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조업 지표도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나마 유로존 제조업 지표는 확장세이긴 하나 여전히 회복세는 미약하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중국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경기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 
 
(사진=로이터통신)
23일(현지시간) 마르키트가 발표한 미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을 기록했다.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50선을 넘긴 했으나,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8월 수치에서 변화가 없는 것이다. 
 
세부 항목에서 신규 주문이 2014년 1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늘어났고 고용 역시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폭은 미미했다.
 
2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진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추락하고 있는 국제유가 역시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키며 제조업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르키트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 이에 따른 기업들의 자본 지출 감소가 미국 제조업 경기를 둔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글로벌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지만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9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을 기록했다. 이는 7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낸 것일 뿐 아니라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차이신 지표에서도 신규주문지수와 수출 고용지수가 모두 하락하며 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날 발표된 유로존 지표는 2년 넘게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회복세는 미약한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의 9월 제조업 PMI 속보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52를 기록했다.
 
세부 국가 중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 PMI는 52.5로 예상치 52.8을 밑돌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제조업 경기와 관련해서도 "아시아 지역 수출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고 따라서 전체 수요가 줄었다"고 전했다.
 
아시아 지역 수요 부진으로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어둡다. 톰슨로이터와 인시아드(INSEAD)의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올 3분기 들어 역대 최저로 악화됐다.
◇제조업 경기 모멘텀 부족해
 
이런 가운데 다수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 관련 긍정적인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기관들 사이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펼친다 해도 그 효과가 어느정도 있을지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또한 제조업 경기 둔화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원자재 가격 역시 아직 바닥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심지어 전날 증권사 크레딧스위스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원자재 가격을 하락 조정하기도 했다. 
 
크레딧스위스는 니켈 가격을 기존 전망보다 13% 낮췄고 금값 전망 역시 4% 낮춘 온스당 1172달러로 제시했다. 아연과 구리 가격 모두 하향 조정됐다. 
  
크레딧스위스는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의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커 원자재 가격의 정확한 바닥을 알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신흥 국가들의 경제 전망이 어둡다며 아시아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5.8%로 제시했다. 이는 2001년 성장률 4.9% 이후로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기 둔화가 미국과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전망이 어둡다고 전했다.
 
조그 크래머 코메르츠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수요 약화에 대한 큰 우려감이 있고 특히 제조업 관련 전망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호워드 아처 IHS글로벌인사이트 전략가는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 둔화가 기업들의 체감 경기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일 뿐 아니라 고용도 줄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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