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이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4일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도 성명을 통해 “국정 역사 교과서의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강인욱, 구만옥, 민유기, 박윤재, 박진빈, 성춘택, 유원준, 정지호, 조인성 교수 등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감시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그 시도에 참여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고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인정하는 연구와 교육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도 성명을 통해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2015년의 한국 현실에서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이들은 "학계와 교육계, 시민사회가 강력히 반대해왔음에도 12일 정부와 여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했다"면서 "이는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인 만큼, 사회와 교육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규탄했다.
앞서 연세대 인문·사회분야 교수 132명을 비롯해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등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