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지원금 상한제’가 현행 33만원 상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조정 시점을 넘긴 데다 최대 상향 폭이 2만원에 그쳐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던 19대 국회도 임기 막바지에 들어서며 동력이 약해졌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통 3사가 제공하는 실질적 지원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방침이며, 유통업계 역시 상한액 상향보다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시장 활성화에 더욱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단통법에 따라 지원금 상한액은 25만~35만원 범위에서 방통위가 6개월마다 정할 수 있다. 지난 4월 방통위가 상한액을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높였지만 그 후로도 시장에서는 지원금 제한을 풀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6월
LG전자(066570)는 경영난을 호소하며 정부에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현 범위에서는 지원금 상한을 올리더라도 최대 2만원에 그친다. 이에 일각에선 25만~35만원 범위 자체를 대폭 상향조정하거나 아예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한액을 조정하더라도 지원금 지급 주체인 이통사가 금액을 확대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난달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유통 현장을 방문해 상한액을 올려달라는 업주들의 요구에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지만 당시 참석했던 이통 3사 임원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에 상한액 조정 폭이나 이통사 의지 등 지원금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낮은 가운데, 유통업계는 최근의 신제품 봇물과 이로 인한 재고 정리를 현실적인 시장 활력 요소로 평가한다.
올 하반기 들어서만 갤럭시노트5·갤럭시S6엣지플러스, 루나, V10, 넥서스5X·넥서스6P, 아이폰6S·아이폰6S플러스 등이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이다. 이에 기출시됐던 갤럭시S6, G4 등의 프리미엄폰 출고가가 하향조정됐고,
KT(030200)는 14일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의 출고가를 낮췄다.
재고정리 차원에서 구형폰에 실리는 지원금도 상향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 실버티타늄 출시를 앞당겨 아이폰6S에 맞불을 놨으며, 루나 등 중저가폰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지원금 상한액이 3만원 올랐을 때도 사실 시장 매출 측면에선 큰 효과가 없었다”며 “신제품 효과, 기존 모델 출고가 인하, 15개월 이상 구형폰 지원금 상향 등이 맞물려 모처럼 시장이 붐업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지원금 상한제를 조정하기보다 현재 범위 내에서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제공되는 지원금을 늘릴 수 있도록 사업자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휴대폰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