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한 뱃살을 나이탓이라며 대수롭지 생각하지 않는 중년남성들이 적잖다. 하지만 복부비만은 발기력을 떨어뜨리고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성수 충남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복부비만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본다.
통계청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의 비만유병률은 32.5% 정도다.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인 셈이다. 19세 이상 인구 4000만여명 중 1200만여명이 비만이라는 계산이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체내에 지방량이 정상 범위보다 더 증가한 상태를 말한다. 정신사회적 요인, 유전, 질병, 약물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에너지 섭취가 소비보다 증가할 때 발생된다.
체중이 증가하면 허리둘레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복부비만의 원인은 일반적인 비만의 원인과 차이가 없다. 정상 체중이면서 대사적으로 비만인 사람들은 대개 활동량이 부족한 사람에서 잘 발생한다.
비만은 체질량지수(비만지수)로 진단한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체질량지수가 30kg/m2를 넘으면 비만이라고 정하고 있다. 성인 평균키를 감안하면, 대략 남성은 175cm에 95kg 이상, 여성은 160cm에 80kg 이상이면 비만인 셈이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로 평가한다. 허리둘레가 남성에서 90cm(36인치) 이상, 여성에서 85cm(34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복부비만인 경우 내장지방량이 증가하게 된다. 내장지방량이 증가하면 간에서 포도당을 많이 만들어서 혈당이 증가해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고혈압도 생기게 된다. 뇌중풍, 심근경색증과 같은 뇌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증가한다. 각종 성인병의 발병 위험에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복부비만의 치료는 일반 비만치료와 다르지 않다. 치료 목표는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 있다.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을 실시해도 대사적 이상 소견이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정상 체중이면서 대사적으로 비만인 환자는 체중이 줄지 않고 허리둘레만 감소돼도 대사적 이상소견이 개선될 수 있다. 따라서 정상체중인 복부비만 환자는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없다.
식사요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체중이 감량되는데 이 때 내장지방도 체중 감량에 비례해 감소된다. 10 kg 정도 체중을 줄이면 내장지방량이 약 30%까지 감소될 수 있다. 전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중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를 잘 먹지 않는데도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가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밥, 면, 감자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금주를 하면 중성지방이 잘 내려간다. 적게 먹어 배가 고픈 경우에는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배고픔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요법으로도 내장지방량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로 주 3~5회, 30~6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많이 활동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체내 지방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 때 내장지방이 다른 부위의 지방보다 더 잘 감소된다.
정상체중이면서 복부비만인 환자들은 근육량이 적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체중유지가 힘들기 때문이다.
◇복부비만을 방치하면 당뇨병, 뇌중풍, 심근경색 등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섭취 열량을 줄이고 운동을 통해서 뱃살을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