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바이오업체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영업 판권을 획득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포석이다.
녹십자(006280)는 미국 유벤타스에 82억원을 투자했다. 유벤타스는 심혈관 질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외 생산·판매권을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분야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069620)은 강스템바이오텍과 줄기세포치료제 공동 개발·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류마티스관절염, 아토피피부염, 크론병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부광약품(003000)은 미국 에이서테라퓨틱스에 200만달러(한화 약 23억원)를 투자했다. 에이서테라퓨틱스는 희귀의약품 전문개발 업체다. 사측은 단순 투자지만 신약개발에 성공시에 판권 획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넥신(095700)은 유한양행과
한독(002390)에 연이어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300억원을 투자받은 한독과는 지속형 성장호르몬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과는 지속형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사람이나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 관련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EvaluatePharma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1650억달러(약 187조원)로 추정된다. 연평균 8%대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0년에는 2910억달러(약 33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의약품은 신약개발 한계로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승인된 신약후보물질은 2011년 기준 1만1959개였지만 최종 판매 승인을 받은 신약은 30개에 불과했다. 상용화에 성공할 확률이 대략 0.25%에 불과한 셈이다. 세계 시장이 전통적인 화학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사들도 화학의약품(복제약)을 근간을 두고 성장했다. 바이오의약품을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지만 개발 비용과 기간이 걸림돌이었다. 바이오의약품은 까다로운 생물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사들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실패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망한 중소 바이오업체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사업을 꾸리는 것보다 관련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안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신약 라인을 보유한 유망한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국내도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위해 국내외 업체와 협력이 앞으로도 더 많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