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친일인명사전'이 이르면 올해 안에 서울시 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배포된다. 사전 예정된 사업이었지만 배포시기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맞딱드리면서 일부 학부모와 보수단체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015년도 서울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1억7550만원을 증액해 서울 시내 모든 중·고교 도서관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사용 시한이 올해이기 때문에 오는 12월로 계획하고 있다"며 "겨울방학 중에 도서가 배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일인명사전'이 배포되는 학교는 서울시내 중학교 333곳, 고등학교 218곳 등 551개 학교이다. 서울교육청은 일단 한 세트(3권)씩 학교에 교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맞선 서울교육청의 과잉 방침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의회 김문수(새정치민주연합) 교육위원장이 친일명사전 배포를 먼저 요구해 예산을 편성한 것이고 이를 서울교육청은 받아들인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예산 편성할 때만 해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없었다"며 "'친일인명사전' 배포 시기가 공교롭게 맞딱드렸을 뿐 국정 교과서를 염두해두고 배포한 것은 아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올해 초 '친일인명사전' 보급 계획이 알려지자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교학연)’ 등 보수 성향 교육단체들은 "학교 현장에 배포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형사 고발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방응모 조선일보 전 사장, 음악인 안익태(애국가 작곡가) 등 친일인사 총 4389명의 명단과 친일행적이 기록되어 있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