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고용지표 호조에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시장이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가가 재차 45달러선을 하회한 가운데 달러가 추가 강세를 이어갈 경우 유가 급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달 50달러를 넘어서며 기대감을 키웠던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하락세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공급 과잉 해소 전망과 달러화 약세에 3.3% 상승했으나 6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1월 첫 주(2~6일)동안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주간단위로 4.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치까지 재차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추이 반전에 대해 지난달 상승에 대한 매물 출회가 진행되는 한편 달러화 강세가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지표 호조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올릴 확률이 70%로 확대됨에 따라 이날 주요 통화대비 달러 흐름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보다 1% 이상 오른 99.16을 기록해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가 펀더멘털에 가장 큰 요인인 원유의 공급 우위 장세에 대한 전망도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원유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가의 하락으로 재정 상태가 우려되고 있지만 여전히 산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칼리드 알 안카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원유 가격을 시장 논리에 맞기는 것”이라며 “현재 산유량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공급 과잉 장세에 대한 우려와 금리인상에 대한 압력이 확대되면서 전문가들은 연말과 내년 유가 예상 밴드는 더 낮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40달러를 밑돌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에드워드 모스 씨티그룹 상품시장 대표는 “전세계 원유 생산량은 여전히 하루 평균 2만 배럴로 공급 과잉 장세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요인으로 유가가 새로운 저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엘비라 나이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석유 시장은 구조적으로 저유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내년에는 유가의 40달러선이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가 단기적으로 더 하락할 수 있으나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면서 45~50달러선은 지지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압달라 엘 바드리 석유장관은 “현재 유가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세계 성장 동력이 될 아시아에서 장기적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앨버타주 서스캐처원에 위치한 오일샌드 생산 공정.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