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부진을 겪고 있는 수출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 여러 부처가 합동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11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수출 진흥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 거의 모든 관계 정부부처 차관들과 유관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먼저 수출유망품목의 발굴과 육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수출지원기관들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반도체 하드디스크(SSD), 화장품, 신약 등의 신규 수출 유망품목이 많아졌다고 평가하며, 이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종전 5%에서 8% 수준이던 OLED 관련 장비의 할당관세는 아예 없어지고, 연구개발(R&D) 세액공제는 20%까지 끌어올려진다. 이를 통해 OLED와 차세대반도체 등에 있어 경쟁국과 기술 격차를 더 벌릴 계획이다.
신약과 의료기기 인허가 기간도 줄어들고 해외마케팅 지원비용은 올해 1조3000억원에서 2000억을 더 늘리기로 했다. '소비재분야 글로벌 명품 육성전략 5개년 계획'도 수립된다.
이같은 장기 대책과 함께 부처 차원의 당장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단기 대책도 논의됐다.
먼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무역보험료가 50%로 확대된다. 정부는 기업들이 연간 175억원의 보험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초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해외바이어 500개사와 국내기업 2000개사가 참가하는 초대형 수출상담회도 열리고,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상해에서 K-Global@실리콘밸리, K-Global@상해 등을 개최하고 소프트웨어(S/W),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해외진출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쌀과 삼계탕의 중국 수출을 위해 농식품부는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중국 수출추진단'을 4일부터 운영중이다. 사과와 단감, 유제품 수출을 위해 이번달과 다음달에 걸쳐 중국, 미국 아세안 등의 대형유통업체에서 판촉 활동이 계획돼 있고, 김과 어묵도 수출 마케팅을 집중 실시한다.
'전자상거래 수출신고 전용 플랫폼'도 구축해 해외 직구족을 위한 역직구도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의를 주재한 윤상직 장관은 "올해 우리 수출이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세계수출 순위는 7위에서 6위로 올라서고 중국 시장점유율 10% 돌파, 미국 시장점유율 상승 등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수출회복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국회 여야정 협의체가 열려 조속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처합동 수출진흥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