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외산폰에게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은 산 넘어 산이다. 레노버가 중저가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한 달도 안돼 판매 중지라는 위기를 맞았다.
한국레노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출시한 대화면 멀티미디어 스마트폰 '팹플러스'가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인증 시정 조치 명령을 받았다. 지금까지 판매된 물량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대신하더라도 앞으로 판매할 물량부터는 전파 인증을 다시 받아야한다.
롱텀에볼루션(LTE) 유심 이동성이 문제가 됐다. 이는 LTE 스마트폰에서 사용 중인 유심을 옮겨 통신사를 바꿀 수 있는 제도로, 지난해 7월 시행됐다. 팹플러스가
LG유플러스(032640)의 VoLTE를 지원하지 않아 LG유플러스로 팹플러스를 개통할 수 없다는 것이 판매 중지의 큰 골자다.
한국레노버는 멀티미디어 대화면 스마트폰 '팹플러스'의 모델로 걸그룹 EXID의 하니를 전속 모델로 선정, 지난달 20일부터 11번가 단독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한국레노버
팹플러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장점을 결합한 6.8형 스마트폰으로 멀티미디어 사용자를 정조준했다. 이동통신사 없이 11번가에서 판매되는 자급제 방식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그랜드맥스 등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라인을 독식하다시피 했으나 최근에는 흐름이 달라졌다"며 "팹플러스는 예약판매가 모두 완판되는 등 반응이 좋았는데 판매가 불가능해지면서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저가폰 광풍의 주역인
SK텔레콤(017670)의 '루나'의 판매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판매중지가 이뤄졌기 때문에 한국레노버로서는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루나는 지난 9월4일 출시된 이후 하루 평균 2000대 수준으로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800~900대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중 최초로 메탈 유니바디를 적용했으며,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3기가바이트(GB) 램. 전면 800만·후면1300만 화소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루나의 제작은 PC제조사인 TG앤컴퍼니가 맡았으며, 대만의 폭스콘이 생산을 맡았다.
휴대폰 대리점 한 관계자는 "루나가 가격 대비 사양이 높아 각광 받은 면도 있지만 애초에 SK텔레콤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레노버가 자급제로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통시장의 유연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제동이 걸려 아쉽다"고 말했다.
팹플러스 판매가 중지되는 기간 동안 KT는 '제2의 루나폰' 자리를 노리고 있다. KT는
삼성전자(005930)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7'의 단독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11일 국립전파연구원 전파 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J7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J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다. 5.5치 풀HD 디스플레이, 1.5GB램, 16GB 내장 메모리, 3000mAh 배터리 등을 탑재했으며, 가격은 30만원대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