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우하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달 초 만기도래한 상품 2종의 수익률이 -91%를 넘어서면서, 원금 손실(녹인·Knock-In)우려가 현실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에프앤자산평가(FNP) 평가대상 공모형 ELS 중 삼성엔지니어링 기초자산의 ELS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만기를 맞은 ‘대우증권(ELS)8608’과 9일 만기 도래한 ‘동양MYSTAR(ELS)2777’의 수익률은 각각 -91.49%, 91.69%로 나타났다. 3년 전인 2012년12월 발행된 이들 상품(발행액 26억9900만원)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원금의 대부분을 잃었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삼성엔지니어링 기초자산의 ELS 10개(발행액 153억700만원)에 대한 손실도 막대할 전망이다. 발행 당시 기준가 대비 최근 주가(12월8일 기준)가 10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17만원대였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최근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며 1만3000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지난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들어간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7일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계획을 밝혔지만 주가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속되고, 영업정상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며 부담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유가 추세와 아직 진행 중인 현안 프로젝트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영업)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식수가 약 1억9600만주로 크게 증가해 주당 가치가 크게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ELS가 2016년 23개, 2017년 8개 등 31개(발행액 357억1500만원)에 달해,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깝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대신증권(ELS)Balance 61호 등 9개의 ELS가 만기도래한다. 이들 9개 ELS의 발행액 규모만 132억9900만원에 이른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52주 최고가와 현재가의 괴리가 제일 큰 종목”이라며 “녹인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시장의 우려처럼 액면 그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