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삼성전자와 신세계그룹 간의 삼성페이 제휴 협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면세점 확보 등을 통해 SSG페이에 힘을 실어주면서 삼성페이 제휴 협상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14일 관련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단 연내 협상 타결은 물건너 갔고, 최근엔 실무자 접촉 횟수도 줄어들고 있다"며 "신세계 내부에서는 면세점을 확보하면서 SSG페이가 더욱 탄력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받아들이지 않는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삼성페이와 제휴보다는 SSG페이 성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신세계I&C는 내부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면서 향후 개점할 면세점 대상 사업에 대한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향후 그룹사 이외의 가맹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SSG페이 홍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I&C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25억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27.4% 감소했지만 SSG페이 신규사업과 관련된 광고비, 판촉비 등 판매관리비 비중이 늘어난 탓이다. SSG페이의 연간 판관비는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SSG페이를 통해 3분기 동안 총 2억7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부 부서간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도 협상이 더뎌지는 이유 중 하나다. 신세계그룹 관련부서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삼성페이 제휴를 두고 신세계I&C는 반대하지만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유통관련 계열사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SG페이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 내 결제대금이 지난해 총 23조원에 이르며 면세점 특허 확보, 이마트 홈쇼핑 사업 진출로 향후 결제대금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삼성페이로 대중교통 이용대금을 결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페이 교통카드 서비스'로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