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 가입자 점유율이 10%를 돌파했다. 정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의 단기 목표치 달성이다. 제2의 도약은 이통 3사(MNO)와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으로 발생할 시장 판도 변화에 달려 있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 점유율은 11월30일을 기준으로 10.1%(584만8000명)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7월 알뜰폰 도입 이후 4년 4개월 만으로,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매우 빠른 속도다.
알뜰폰 후불 가입자의 평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1만6026원, 이통 3사의 평균 ARPU가 3만6481원이므로, 알뜰폰 이용자들은 월 평균 2만455원의 통신비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 선발 사업자들은 대부분 흑자 실현에 성공했고 상대적으로 LTE 서비스와 신형 단말기 수요가 높은 대기업 계열 사업자들도 2013년을 정점으로 영업적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미래부는 “이번 10% 점유율 확보는 알뜰폰이 이동전화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이라면서도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사업자와 정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그동안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면제, 우체국 수탁판매 개시, 알뜰폰 허브사이트 오픈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 왔다. 사진/뉴시스
차별화된 상품·서비스 경쟁력
선결 과제는 이통사와 차별화된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근 알뜰폰 시장에선 니치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쇼핑과 연계해 통신비 인하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세종텔레콤과 EG모바일 등은 단기체류 중국인 관광객에 특화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에스원의 알뜰폰 연계 보안 서비스, EG모바일의 군 장병 대상 스마트폰 대여 서비스도 기존 이통사가 출시하기 어려운 상품들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 알뜰폰 분야의 IoT 활용 영역이 내비게이션, 차량관제, 교육 서비스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다양한 사업과의 융합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LTE 시장 확대도 뒤따라야
아울러 알뜰폰이 10% 점유율에 멈추지 않고 재도약하기 위해선 LTE 시장 확대가 필수다. 현재 알뜰폰 시장의 3G 가입자는 472만5000명(80.8%)이지만, LTE 가입자는 83만4000명(14.3%)에 그치기 때문이다.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LTE 비중(69%)보다 현저히 낮은 만큼, LTE 전환이나 신규 LTE 가입자 모집 등에서 추가 동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그동안 알뜰폰에서 제공되지 않았던 LTE 선불 요금제가 올 하반기부터 도입됐고, 내년 1~2월부터는 ‘1일 무제한 데이터 로밍’ 상품도 도매제공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선 전체 점유율 10%보다 후불 가입자 점유율을 따로 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불 가입자는 ARPU가 높아 평균적으로 가입자 1명 유치 시 선불 가입자 2~3명 유치 효과가 있는 진성 가입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현재 알뜰폰 선불과 후불 가입자 비중은 42.5% : 57.5%다. 그러나 반대 논리로는 “선불 시장 역시 알뜰폰이 할 수 있는 니치마켓이자 통신비 인하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미래부와 업계는 본인확인 절차 미비, 범죄악용 가능성 등 선불 요금제의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선도사업자 부재 극복해야
그러나 이같은 LTE와 후불 요금제 시장에 적극 나서며 시장 확대를 견인할 선도 사업자가 부재하다는 점은 해결 과제다. 특히 업계 1위 헬로모바일을 운영하던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017670)과 인수합병 인가절차를 밟고 있어 향후 알뜰폰 시장 판도의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이통 3사 견제와 동시에 알뜰폰 시장을 리드하며 이통 시장의 강력한 경쟁 대안으로 역할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CJ헬로비전이 알뜰폰 2위 사업자인 SK텔링크와 더불어 SK텔레콤 우산 아래 위치함으로서 이통사의 시장 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SK텔레콤이 헬로모바일 사업부의 거취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