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 진행되는 방송3사의 시상식은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판도 있지만, 한해를 마감한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주목을 끈다. 올해에도 역시 브라운관을 누빈 배우들이 연말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 연기대상 수상자는 명예는 물론 인지도 상승 효과를 누리게 되며 빗발치는 광고제의도 받게 된다. 연기대상은 배우들에게 커다란 프리미엄이 아닐 수 없다. 각 방송사에서 유력한 연기대상 후보군을 꼽아봤다.
황정음이 MBC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MBC, '지성 아니면 황정음'
MBC는 올해 '킬미힐미'와 '그녀는 예뻤다'의 흥행 주역인 황정음이 유력후보로 점쳐진다. '그녀는 예뻤다'에서 볼에 불그스름한 분장을 하고 박서준과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그는 올해 최고 탤런트(한국갤럽 조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두 드라마는 10% 이상의 시청률을 넘겼고,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걸그룹 슈가로 데뷔했지만, 활동 3년만인 2004년 11월부터 연기자 길을 걸은 황정음은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2009)을 기점으로 KBS2 '비밀'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승승장구 하고 있다. 가수 출신인 그가 대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할지 주목되고 있다.
황정음의 대항마로는 지성이 가장 강력하다. 올해 초 방송된 '킬미힐미'에서 그는 1인 7역을 소화하며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다중인격 소재를 십분 활용한 이 작품에서 지성은 카리스마 있고 사나운 이미지의 신세기부터 립스틱을 바른 요나까지 아울렀다. 데뷔 16년 동안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내공을 쌓아온 그가 처음으로 연기대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역시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김수현이 KBS 연기대상 대상 수상자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KBS, '단독후보 김수현'
올해 KBS는 다른 두 방송사에 비해 흥행 성적이 저조했다. 유일하게 인기를 모은 '프로듀사'에 출연한 김수현의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 김수현이 출연한 '프로듀사'는 17%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했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완벽남 이미지를 얻은 김수현은 '프로듀사'에서 어리바리하지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신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수현 외에도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김혜자와 채시라, '어셈블리'의 정재영, 송윤아 등이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지만, 시청률이 저조했던 터라 김수현의 수상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BS 연기대상 대상 수장자 유력 후보로 떠오른 주원. 사진/뉴시스
SBS, '유력 후보군 즐비'
올해 드라마에서 풍작을 거둔 SBS 드라마국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흥행과 더불어 작품성에서도 인정받은 작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용팔이' 주원, '펀치'의 조재현과 김래원, '육룡이 나르샤'의 김명민과 유아인, '애인있어요' 김현주, '미세스캅' 김희애, '마을 - 아치하라의 비밀'의 문근영 등 누가 대상을 받아도 이해가 될 만한 배우들이 즐비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배우는 주원이다. '용팔이'에서 주원은 뛰어난 의술과 함께 가족애와 로맨스 등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송 초반부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간 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로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제빵와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굿닥터' 등 줄연작 대부분을 성공시킨 그가 생애 첫 대상을 수상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