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인수·합병(M&A)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KDB대우증권의 본입찰이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4곳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입찰가와 관련해 경쟁사들이 장부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대 초반에서 박빙 경합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KDB대우증권
21일 KDB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주식 패키지매각 최종입찰마감 결과,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총 4개사가 최종입찰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4곳의 눈치경쟁은 본입찰 막판까지 치열했다. 먼저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자금조달에 대한 신빙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노조 관계자는 “핸디캡이 자금조달에 대한 신빙성 부분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자세하게 쓰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인수자금 조달 면에서 나머지 3곳에 비해 앞서는 KB금융지주는 가격 외적인 변수를 신경 쓰는 분위기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대우증권 인수는)가격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금조달 등과 관련해 문제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1조원 가까이 증자했고, 자기자본과 아직은 미정이지만 인수금융 부분까지 준비할 경우 자금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찰가는 그간 밸류에이션 등 실사를 면밀히 한 것을 바탕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인수의지에는 변화가 없다. 단, 인수자금조달 방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대우증권 본입찰 마감 후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 추진설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인수와 관련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며 “한국투자금융지주 또한 이와 관련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이제 시장은 이들 4곳의 입찰가 제시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매각가치 극대화,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매각 원칙과 국가계약법상 최고가 원칙에 부합 등의 평가절차가 진행되지만, 무엇보다 제시한 입찰가 규모에 따라 대우증권 우선협상자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타 평가 요인을 고려해도 제시한 입찰가에서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이를 뒤집을 명분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산은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장부가 기준으로 1조7758억원, 산은자산운용은 634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입찰가 상단이 2조원을 소폭 상회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증권업 기반 시황과 대우증권의 특수성 등을 꼼꼼히 살펴봤을 것”이라며 “비싸게 주지 않으려 했을 것이고, 어디가 사더라도 굉장히 고가로 사면 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대우증권 인수는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각각의 잠재적 인수참여자들의 가치 부여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은은 오는 24일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와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