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동생'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연이은 호실적에 '형님'
이마트(139480)가 고민이다. 연일 호실적을 이어가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사업을 확대하자니 신규 출점도 쉽지 않을 뿐더러 점점 하락세를 띄고 있는 기존 할인점인 이마트와의 상권 침해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7일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의 올 3분기 매출은 2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8.7% 증가했다. 특히 지난 6월 경기도 고양시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에 들어선 트레이더스의 호실적으로 올 2분기보다 매출이 무려 25.9%(580억원)나 상승했다. 신규 점포를 제외한 기존점 기준 3분기 매출 신장률도 11.9%로 지난해 신장률(6.6%)를 크게 뛰어넘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2.9%로 출점이래 가장 높았다.
현재 10개 매장을 운영 중인 트레이더스는 올 3분기까지 매출 7200억원 기록 중이며, 이마트 측은 올해 이마트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신사업이 성장세를 띄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미 대형마트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 속에서 각종 규제로 지속적인 출점도 어려운데다, 가뜩이나 어려운 기존 이마트와의 상권 중복 등의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트레이더스의 호실적과 달리 기존 할인점인 이마트의 실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의 올 3분기 기존점 기준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보다 0.8% 하락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0.2%p 줄었다. 공부 잘하는 막내를 무작정 밀어주자니 맏이 성적이 더 떨어질까 걱정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 6월 이마트타운에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한 건물에서 동시에 오픈했지만 상품 중복률을 5% 미만으로 최소화 하는 등 서로의 상권을 해치지 않는 '윈윈(win-win)' 전략을 이어간다면 동반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이 같은 방식의 해결책을 물색하고 있다. 이마트 측은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의 성공을 모델로 삼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이는 일부 상권에 트레이더스와 기존 할인점을 동시에 입점하는 '이마트타운'을 추가로 오픈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실적이 날로 상승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출점이래 가장 높은 2.9%를 기록했다. (사진제공=이마트)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