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인 줄 알았더니 유방염?

유선 세균감염이 원인…심하면 피부괴사까지 유발

입력 : 2015-12-30 오전 6:01:00
직장인 이씨(31)는 얼마 전부터 가슴이 단단해지며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생리 주기 영향이라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며칠 후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신 듯 아프더니 단단해진 가슴 부분이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은 이 씨는 뜻밖에 유선염(유방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3만6400여명의 여성환자가 유선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20대 21%, 40대 14%, 50대 8% 순이었다.
 
유방은 호르몬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고 예민한 탓에 다양한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유방에 발병하는 질환 중 유선염은 젖을 만들고 지나게 하는 조직인 유선에 세균감염이 진행돼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지만 18~55세 여성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수유기 여성에게 나타나는 유선염은 '젖몸살'이라고 불린다. 출산 후 2주일~1개월 사이 주로 나타나는데 유방의 어느 한 부위에 젖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균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유를 시작하면서 발생한 유두의 상처로 병균이 침입해 발생하기도 하고 울혈이 지속돼 균이 자라난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38도 이상의 고열과 발한이 함께 오거나 극심한 피로가 동반되기 때문에 감기 몸살로 오인하기 쉽고, 수유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거나 약 복용을 꺼리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수유를 하지 않는 여성도 유선염이 발병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함몰 유두를 갖고 있거나 당뇨 같은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잦은 음주와 흡연,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거나 유두에 생긴 상처 등에 의해 발병의 우려가 있다. 자신에게 맞지 않은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도 요인이다. 유방이 압박되면서 혈액 순환과 림프액의 흐름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유방 내 독소들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 유선에 균이 자라게 되면서 유선염에 걸리게 된다.
 
김혁문 민병원 유방센터 부원장은 "유선염은 초기에 대부분 진통제나 항생제 등 가벼운 치료를 통해 증상이 개선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농양이 생겨 유두함몰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피부 괴사까지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치료를 해도 자주 재발하고 만성으로 염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은 난치성 질환인 만큼 평소 청결한 관리와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선염이 생기면 피부 주위가 빨갛게 변하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농양이 생긴 경우 덩어리로 만져질 수 있어 유방암과 서로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발병 원인이 전혀 다르므로 유방암으로 발전하는 일은 거의 없다. 만성 염증과 함께 유방조직이 굳어져 종괴가 형성된 경우 초음파 검사 시 유방암과 구분하기 어려워 조직 검사를 통해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김 부원장은 "최근 20~30대 젊은 여성들도 유방 관련 질환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유방이 아프거나 붓기가 있다면 병원을 찾아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고, 수유기 여성들은 유선염 예방을 위해 하루 10회 이상 수유를 자주 하고 수유 중 손으로 부드럽게 유방을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지나친 흡연은 여성 유방 건강에 가장 해롭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도움말=민병원)
  
◇유선염은 유선에 세균감염이 진행돼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초기에 가벼운 치료를 통해 증상이 개선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농양이 생겨 유두함몰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피부 괴사까지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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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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